26일 서구문화재단과 김원진 서구의원 등에 따르면 서구문화재단 대표이사 A씨(60대·남)는 2023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0여차례에 걸쳐 허위 주말 근무기록을 근거로 대체휴일(20여일)을 사용했다.
A씨는 이 기간에 B대학 인천캠퍼스에서 시간강사로 채용돼 1·2학기 토요일마다 2~3시간 정도 대학원 석사과정 강의를 했다. 강사 겸직 활동은 재단 규정에 따라 재단 이사장인 강범석 서구청장의 승인을 받았다. 그런데 A씨는 대학 강의를 하는 토요일에 재단 인트라넷에 주말 근무(대부분 오전 9시~오후 6시)를 신청했고 강의를 한 뒤 재단 행사에 참여하고서 대체휴일을 사용했다. 재단 업무와 상관없는 강의를 하고 마치 근무한 것처럼 눈속임을 한 것이다. 일부 기간에는 강의를 하고 재단에서 출장비(하루 1만~2만원)도 받아 챙겼다.
A씨는 직원 승진 인사에서 불공정 의혹도 받고 있다. 재단 인사위원장인 A씨는 지난해 1월 인사위에서 근무성적 평정점(근평) 등을 반영한 직원 8명의 승진 대상 명부에서 4순위인 C씨(여) 등 4명의 승진을 결정했다. C씨는 2022년 국내 출장 중 직무태만 등의 사유로 경징계가 요구됐다가 불문(경고) 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다. 2023년에는 무단결근 등의 사유로 또다시 경징계가 요구됐으나 인사위 심의를 통해 주의 처분을 받았다. 불문은 근평 불이익이 없지만 주의는 근평에서 0.5점 깎이는 불이익이 있다. C씨는 2023년 하반기 근평 100점 만점 중 99.5점을 받아 지난해 1월 승진에 성공했다. 승진 명부는 최근 2년 이내 근평(60%)과 경력평정점(30%), 교육훈련성적 평정점(10%)을 합산해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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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관계자는 “이번 사안으로 최근 재단에 대한 지도·점검을 벌였다. 재단에 대한 종합감사도 진행한다”며 “현재 대표이사 주말 근무와 인사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있다.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한 변호사자문도 받는다. 정리되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재단측은 “서구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기 어렵다”며 “주의 처분을 받으면 근평에서 0.5점 깎이지만 승진 대상 명부에 들어가는 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휴대전화 연락이 되지 않았고 기자가 문자를 보냈지만 응답이 없었다.
한편 A씨는 강범석 서구청장 재직 시절인 2018년 1월부터 서구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고 2020년 초 퇴임했다가 2022년 11월 제2대 대표이사로 다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