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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우호국인 러시아와는 미뤄뒀던 정상회담을 했고 또다른 ‘혈맹’인 중국과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이에 신형 무기의 성능을 과시하면서도 대화 분위기는 깨지 않을 정도의 저강도 무력도발을 감행했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외교적·군사적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전략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은 북·미관계 경색기나 협상 교착 국면에서 반복돼 온 것이기도 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 연구소 교수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의 경우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부터 예상됐던 것”이라며 “시기적으로 다소 (예상보다) 이르긴 하지만 당초 제시했던 연말 시한보다 빠르게 협상을 진행하자는 의중이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사일 등 북한측의 도발에 대해 제재 강화로 강경하게 대응하던 미국 정부는 최근 북한의 도발에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우연치 않게 북한이 두번째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9일 미국측은 인도네시아에 억류돼 있던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를 압류했다고 밝혔다.
기존 제재 틀 내에서 북한에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앞서 하노의 회담에서 서두르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대북 제재의 효과를 직접 증명한 바 있다. 미국 역시 북한과의 대화의 틀은 깨지 않겠다는 전제 하에 직접적인 비난이나 추가 제재 등은 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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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국은 현재 수준의 (저강도) 북한 도발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제시한 시한인 연말 정도까지는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며 “그 전까지는 각자가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한 노력을 할텐데, 북한은 외교적 입지 강화와 저강도 도발을 지속할 테고 미국은 큰 틀에서는 관대하게 가면서 특정사안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