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신축년 새해 첫 원·달러 환율은 1082원까지 내려가며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장중엔 1080.3원까지 떨어진 것은 약 2년 7개월 만으로, 지난 2018년 6월 12일(1072.7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도 6.4492위안을 기록해 6.5위안 선이 깨졌고, 달러인덱스는 0.2% 떨어진 89.76을 기록했다. 올해도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대체적인 관측이다. 각 증권사 및 선물 회사 등에 따르면 올해 환율은 1000원 초반대에서 1100원대를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선물, 신한은행, 유안타증권 등은 1040원대를 원달러 환율 하단으로 봤고, 하나은행은 1050원대를 저점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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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를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해 무너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돈을 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의 저금리 기조와 완화적 통화정잭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새로 들어설 바이든 행정부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꺼내들 것이란 기대가 높아 올 상반기까지 달러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수출실적 회복도 원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산업자원 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하며 12월 기준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1040원을 하단으로 보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원·달러 환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수출지표가 작년 10월부터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물량뿐만 아니라 수출 단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 정상화에 따른 위안화 강세도 연동해 움직이는 원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달러 약세화가 짙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연내 원·달러 환율 1000원대가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백석현 연구원은 “2000년대 초반 1000원대 이하로 떨어졌을 때는 한국 수출이 연평균 전세계 수출 증가율에 3배 이상 증가했었고, 2001년 중국이 WTO 가입하면서 최대수출국이 전환됐다”면서 “수출의 구조적인 변화와 증가세가 동반되어서 가능했던 것이라면서 현재는 이런 모멘텀이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이 오버 슛팅하면 전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펀더멘탈을 보면 1000원 이하를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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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엔 환율 하락을 자극할 요인들이 많지만 2분기 저점을 확인한 후 하반기엔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재정적자 확대, 가계 부채 증가 및 국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에 따른 성장동력 약화 등은 원화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고, 실제 실물경기 회복 지속력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도 해결되지 않아 하반기에는 원화 약세를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세계 경제 정상화시 원화의 상대적 강세 기조는 약화될 것으로 보이고, 대내적으로 재정적자 확대 및 구조적인 성장동력 약화가 원화 약세 요인으로 꼽힐 수 있다”면서 “경상 부문 달러 공급이 강화되는 2분기 중 원·달러 환율 저점 확인할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는 낙폭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재차 커질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환율 하단은 1050원대로 예상하고 있으며 10원 단위로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지만 1월 중반 바이든 당선인이 정식으로 취임한 이후 중국 관련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면서 “현재 달러인덱스도 팬데믹 이후 최저점인 89까지 떨어졌는데 달러가 워낙 무거운 통화이기 때문에 하락 폭을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