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수능은 누가 만들고 어떻게 출제될까?’ 한번쯤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상상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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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수능이라는 비밀스러운 소재를 코미디의 재료로 활용한다.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대한민국 2급 국가 기밀 ‘수능’의 출제위원으로 합류하게 된 맹보람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누구나 한 번쯤 궁금했을 법한 공간을 무대로 삼았다는 점에서 출발부터 흥미롭다.
지문 하나, 주제 하나를 두고도 여러 ‘정치’들이 오가고, 어느 때보다 공정해야 하는 수능 출제 현장을 학연, 지연으로 비튼다. ‘문제없는 문제’를 만들겠다는 목표는 역설적으로 문제를 만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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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성격과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인물들이 부딪치면서 웃음이 만들어진다. 대사와 반응이 맞물리는 순간마다 배우들의 호흡이 살아난다. 티키타카 영역만큼은 100점 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
특히 유재명과 김영민의 ‘비밀의 숲’ 이창준, 장국영의 모습을 한 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들의 케미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렇게 말하긴 싫지만 브로맨스’다. 전석호의 황당한 눈썹, 앞니 연기도 예고돼 있다.
화는 권위적인 태도와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지닌 이른바 ‘개저씨’ 캐릭터들에게도 잽을 날린다. 익숙하고 위선적인 위계와 고정관념을 코미디의 표적으로 삼으면서 웃음 뒤에 작은 통쾌함을 남긴다. 다만 날카로운 풍자나 묵직한 메시지를 기대하기보다는 인물들의 좌충우돌과 배우들의 호흡을 즐기는 편이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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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보람은 완벽한 답을 내놓는 엘리트라기보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인물이다. 출제 현장의 관행과 위계에 익숙하지 않은 인물이기에 MZ세대라는 네 글자로 비춰지지만, 그 모습이 이 질서에 균열을 낸다. 이선빈은 인물의 엉뚱함과 진심을 오가며 맹보람을 단순한 웃음의 대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그래서 영화가 남기는 웃음은 누군가를 놀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방식에 물음을 던진다. 출제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만나는 것은 대단한 정답이라기보다, 결국 문제를 만드는 것도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수능, 출제의 비밀’은 수능이라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소재에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더해져 부담 없이 즐길 만한 코미디를 완성했다. 이용재 감독. 러닝타임 99분. 10월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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