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년층 사이에서 물건을 사지 않고 빌려 쓰는 소비가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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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 쓰는 품목은 드론과 카메라, 스키 장비, 캠핑 용품부터 명품 가방, 웨딩드레스, 장난감까지 계속 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 몇 장 올리려고 화려한 의상을 빌리는 경우도 있다. 사는 대신 빌린다는 뜻의 ‘이쭈다이마이’라는 말도 널리 쓰이고 있다.
대여 수요가 늘어난 이유는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칭다오의 한 젊은 사진가는 관영 매체에 드론은 하루 40여위안(약 8300원), DSLR 카메라는 50위안(약 1만원)가량에 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장비 한 벌을 다 빌려도 하루 100위안(약 2만원)이 안 든다. 사려면 수만 위안(수백만원)이 필요하다.
증가세는 가파르다. 중국 최대 생활 서비스 앱 메이퇀에서 올해 카메라 대여 검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늘었고, 드론 대여 검색은 10배 넘게 뛰었다. 대여 검색의 70%가량이 20~35세에서 나왔다.
중국청년보가 올해 내놓은 설문에서는 청년 응답자 1334명 가운데 77.3%가 물건을 사는 대신 빌린 적이 있다고 답했다. 2000년 이후 태어난 이들만 보면 82.2%였다. 카메라와 컴퓨터, 드론 등 전자기기가 가장 많았고 야외 활동 장비가 뒤를 이었다.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중고 거래 플랫폼 셴위에서도 대여 주문이 3년 새 10배 넘게 늘었다. 지난 4월 주문은 1년 전의 두 배를 웃돌았다.
사기 전에 써보는 용도로 쓰는 이들도 있다. 산시석간과 인터뷰한 한 소비자는 DJI의 다음 제품이 살 만한지 지켜보는 동안 포켓3를 빌려 쓰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대여가 구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CCTV가 만난 한 카메라 매장 손님은 여러 차례 빌려 쓰다가 결국 사러 왔다고 말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이 차이가 중요하다. 대여가 구매로 이어지면 다행이지만, 판매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어서다. 중국 정부에도 난감한 대목이다. 가계가 돈을 더 쓰게 만드는 것이 중앙정부의 경제 과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지난달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6월의 1%보다도 둔화했다. 수년째 이어진 부동산 값 하락과 경기 불확실성 탓에 가계는 큰돈 쓰기를 꺼리고 있다. 정부가 경제의 무게중심을 소비로 옮기려 애쓰는 것과는 반대 방향이다.
소비자에게 대여는 부담 없이 경험만 누리는 방법이다. 소비 문화를 연구하는 주디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 청년들이 살 수 없으면 포기하거나 빚을 내서라도 사는 예전의 양극단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값을 깎고 나눠 쓰고 빌린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의 더 성숙하고 실용적인 소비 태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늘도 있다. 중국 소비자 당국과 언론은 장비 파손과 불투명한 배상 규정, 돌려받기 어려운 보증금, 빌린 전자기기에 남는 개인정보 등을 경고하고 있다. 빌린 드론을 떨어뜨리는 순간 값싼 주말이 비싼 대가로 돌아온다.
마켓워치는 “중국 청년들이 좋은 물건을 원하지 않게 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그것을 꼭 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챘을 뿐”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