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코(PepsiCo)가 지난 1년간 무인 트럭을 미국 공공 도로에서 실제 운용한 성과를 공개했다. 자율주행 트럭이 통제된 테스트 환경을 벗어나 실전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미국 주요 소비재 기업이 처음으로 대규모로 입증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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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아닌 실전”…1년 데이터가 말한다
펩시코는 2022년부터 개틱과 협력해 기술을 고도화했다. 몇 년간 안전 운전기사를 동승시키다 지난해 6월 무인 운행으로 전환했고, 이번에 약 1년치 실운행 데이터를 처음 공개했다.
성과는 수치로 드러났다. 날씨·교통 등 통제 불가능한 변수를 제외한 정시 도착률이 99%에 달했다. 공공 도로 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 짐 파렐 펩시코 공급망 수석부사장은 “어떤 실험적 테스트 환경이 아니라 실제 네트워크 안에서 여러 시장을 누비고 있다”고 말했다.
무인 트럭은 반복적인 단거리 왕복 노선에서 특히 강점을 발휘했다. 게토레이 병 공장과 창고를 오가는 약 22㎞ 구간이 대표적이다. 파렐 수석부사장은 “트럭이 해당 구간의 주행 이력을 쌓을수록 스스로 학습하며 정교해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매장 배송 경로는 혼잡이나 도크 점유 같은 변수가 더 많아 상대적으로 난도가 높다.
개틱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고탐 나랑은 “자율주행의 약속은 정시 픽업과 정시 배송에 있다”며 “이 시스템은 예측 가능성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운전기사 수급난이 도입 가속…노조는 반발
자율주행 트럭 도입을 서두르게 만드는 배경에는 운전기사 수급 문제도 있다. 사람 운전기사는 결근하거나 하루 운전 가능 시간 제한에 걸릴 수 있다. 최근에는 영어 능력 기준 강화와 외국인 상업 운전면허 취득 요건을 좁히는 연방 규정이 시행되면서 가용 운전기사 풀이 더 줄었다.
펩시코는 일부 운전기사를 신장비 관리·매장 하역 등으로 재교육·전환 배치한다는 방침이지만, 파렐은 “직원 수를 많이 늘리지 않고도 사업을 키울 수 있는 것이 무인 트럭의 장점”이라며 궁극적으로 고용 인원이 줄어들 것임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최대 운수 노조인 팀스터즈(International Brotherhood of Teamsters)는 상업 화물 운송 자율주행 차량에 숙련 운전기사 탑승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여러 주에서 추진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연방 규제 공백…애리조나가 테스트베드
현재 미국에는 자율주행 차량에 관한 연방법이 없다. 운용사는 국가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에 안전 평가서를 자발적으로 제출하도록 권고받는 수준이다. 이 가운데 애리조나주는 자체 인증 절차만으로 무인 운행을 허용하는 등 우호적인 규제 환경으로 알려져 있다.
개틱은 펩시코가 미국 내 최대 자율주행 트럭 고객사 중 하나라고 밝혔다. 캐나다 최대 유통업체 로블로(Loblaw)를 위해서도 토론토 인근에서 20대 이상을 운행 중이며, 다년간 계약으로 6억 달러(약 9100억원)의 수주를 확보했다고 개틱은 전했다.
앞으로의 관건은 규제 설계다. 연방 차원의 법규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각 주의 규제 환경이 기술 확산 속도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팀스터즈의 반발이 어느 수준까지 법제화로 이어질지, 펩시코의 ‘실전 검증’ 데이터가 다른 대형 소비재·유통 기업의 도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이 다음 분수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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