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버티던 암호화폐도 증시 따라 추락…비트코인 1년만에 최저

이정훈 기자I 2018.11.15 15:38:59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며 최근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곤두박질 치고 있다. 비트코인 이외 다른 알트코인도 더 큰 폭으로 추락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 하락에도 견조하게 버티던 암호화폐시장 마저 힘을 잃는 모습이다.

15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15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9% 이상 하락하며 655만원대로 주저 앉았다. 지난 8월 중순 이후 단 한 차례로 무너지지 않았던 700만원선을 단숨에 깨고 내려갔다. 특히 달러로 거래되는 4대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11% 이상 추락하며 5640달러에 머물러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11일 이후 12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격 하락세는 알트코인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시가총액 2위를 지켰던 이더리움은 12% 이상 급락하며 3위로 밀려났다. 반면 9% 하락한 리플은 2위로 올라섰다. 그 외에도 비트코인캐시가 17% 가까이 급락하고 있고 이오스와 모네로, 라이트코인 등이 10% 이상 폭락 중이다.

이에 따라 시장 전체 시가총액 역시 최근 24시간만에 240억달러(원화 약 27조1920억원) 가까이 급감했다. 현재 시총은 1846억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지난해 11월초 이후 역시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암호화폐 가격이 갑작스럽게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소위 `고래(whale)`로 불리는 큰손 투자자들이 최근 급격하게 줄어든 가격 변동성이 향후 확대될 것을 염두에 두고 매도에 베팅한 것이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시장 분석업체인 크립토컴페어를 이끌고 있는 찰리 헤이터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이 낮은 변동성에 갇혀 있다보니 한 방향으로 시세가 분출하려는 힘이 생겨났을 수 있다”며 “그러나 거래소의 문제건 규제 차원이건 간에 대부분 시장이 갑자기 하락한 진정한 이유는 시간을 두고 분명하게 드러나곤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최근 닷새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뉴욕증시 침체가 동일한 위험자산인 암호화폐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토로(eToro)의 마티 그린스펀 선임 시장애널리스트는 “뉴욕증시에서 애플을 비롯한 기술주들에 매도공세가 몰린 탓에 기술주와 마찬가지로 위험자산이면서 향후 성장성이 가격에 높이 반영되고 있는 암호화폐로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고 풀이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시가총액 4위 코인인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기존 블록체인과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블록체인에서 다른 종류의 암호화폐를 만드는 것)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암호화폐 투자전문회사인 BKCM의 브라이언 켈리 창업주 겸 CEO는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시장 불안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미 비트코인 하드포크를 통해 태어난 비트코인캐시가 또댜시 하드포크를 준비하고 있는데 비트코인ABC(코어 비트코인캐시)와 비트코인SV(사토시버전)라는 두 진영으로 나뉘어 스마트계약 솔루션 포함 여부, 블록 크기 등 기술적 문제를 두고 지속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만큼 자칫 하드포크가 불발이 되거나 이후에도 논란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아울러 이날 시가총액이 낮은 일부 코인과 토큰이 큰 폭으로 추락한 것을 감안할 때 최근 이더델타(EtherDelta) 창업주를 기소한 뒤 대규모 벌금과 부당이득 환수 조치를 취했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ERC-20 토큰에 대해 규제 칼날을 세울 것이라는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문제는 암호화폐 가격이 쉽사리 반등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이날 비트코인은 지난 2014년 12월 이후 근 4년만에 처음으로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평선을 아래로 뚫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할 상황에 처했다. 50일 이평선이 200일 이평선을 하향 돌파할 상황인데, 이는 약세장으로의 본격 진입을 의미하는 신호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일단 지난 6월 저점인 5700달러에서 반등이 가능할 것인지를 확인한 뒤 저가 매수에 가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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