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입장문은 종합특검이 전날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을 내란선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내란 종료 시점을 2024년 12월 14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종합특검은 이 전 원장이 2024년 12월 3일부터 13일까지 KTV 뉴스특보와 스크롤뉴스 등을 통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정보를 반복 송출하고 계엄에 비판적인 정보는 차단하는 방식으로 내란을 선전했다고 보고 있다.
내란특검은 이 같은 판단과 달리 1997년 대법원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의 12·12 및 5·18 사건에서 내놓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근거로 제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997년 4월 17일 선고한 96도3376 판결에서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를 내란죄의 구성요건인 ‘폭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비상계엄 자체가 해제되지 않는 한 최초의 협박적 효과가 계속되고, 계엄 확대 전후부터 해제 때까지 이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이뤄진 일련의 폭동행위 역시 단일한 내란행위에 포함된다는 취지다.
당시 대법원은 이에 따라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를 포함한 일련의 내란행위가 비상계엄이 실제 해제된 1981년 1월 24일 비로소 종료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내란특검은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0년 8월 제11대 대통령에 취임하고 같은 해 10월 제5공화국 헌법이 개정되는 등 이미 국권을 장악한 뒤에도 대법원이 ‘계엄 해제 시점’을 내란 종료 시점으로 판단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내란특검은 “대법원 판결은 전두환이 대통령에 취임하고 제5공화국 헌법이 개정되는 등 국권을 장악한 이후에도 비상계엄의 전국확대 자체가 내란죄의 구성요건인 폭동에 해당하고 그로 인한 협박적·폭동적 효력이 비상계엄이 해제될 때까지 계속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법원은 당시 내란죄 자체를 ‘계속범’으로 보지는 않았다. 다수인이 국헌문란의 목적으로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하면 이미 구성요건이 충족되는 ‘상태범’으로 보면서도, 동일한 국헌문란 목적 아래 이뤄진 일련의 폭동행위는 하나의 내란죄를 구성하는 ‘단순일죄’로 판단했다.
이를 12·3 비상계엄 사태에 적용하면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해제하고 군·경을 철수시킨 시점 이후까지 내란행위가 이어졌다고 볼 수 없다는 게 내란특검의 판단이다.
내란특검은 “이 사건은 이미 선거를 통해 대통령으로 선출돼 국권을 보유하고 있던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국헌문란을 시도한 사안”이라며 “비상계엄 선포에 따라 동원된 군·경을 철수시키고 비상계엄의 해제를 공표한 때에는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국헌문란의 목적을 실현하려는 행위를 중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국헌문란의 목적이 계속된다고 보기 어렵고 비상계엄 자체가 갖는 협박적·폭동적 효력도 소멸하게 됐다”며 “따라서 비상계엄이 해제된 때를 일련의 내란행위가 종료된 시점으로 보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법리에 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전 원장의 12월 4일 이후 행위까지 내란선전죄로 평가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두 특검의 법리 판단 차이가 향후 재판 과정에서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종합특검팀은 앞서도 내란특검팀의 기존 수사·처분과 어긋나는 수사를 진행하면서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내란특검팀이 불기소한 조성현 대령을 입건하고, 윤 전 대통령 체포 방해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 수사를 하지 않았다고 공개 비판한 데 이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등도 피의자로 입건했다.
최근에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의 이첩 여부를 두고도 서로 다른 법적 해석을 내놓으며 충돌하기도 했다.
양측의 갈등으로 논란이 일자 국회는 앞서 종합특검법을 개정하면서 수사·기소와 관련해 3대 특검의 결정을 번복하거나 공소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선 기존 특검 측과 협의해야 한단 조문을 추가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