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경제복잡성관측소(OEC)는 미국의 대중 관세율이 현재 수준(기존 관세 포함 평균 51%)을 지속한다고 가정하고 글로벌 무역 시뮬레이션을 분석한 결과, 2027년까지 중국의 대미 수출액이 4850억달러(약 675조 31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한 해 중국의 전체 대미 수출 규모(4389억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주요 수출 감소 품목은 중국산 방송 장비와 컴퓨터로, 각각 592억달러, 587억달러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의 대중 수출 역시 1010억달러(약 140조 61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평균 32.6%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은 대두(-100억달러), 집적회로(-74억 4000만달러), 원유(-73억 3000만달러), 석유·가스(-63억 6000만달러), 자동차(-50억 9000만달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중국산 상품에 30%, 중국이 미국산 상품에 10%의 관세를 각각 추가로 부과했다. 양국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 협상에서 기존 145%, 125%였던 관세를 다음달 12일까지 90일 간 110%포인트 내리기로 합의했으며, 현재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유예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하는 방안을 포함해 3차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수준의 관세를 유지한 상태로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되면 글로벌 무역구조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OEC 관세 시뮬레이터를 구축한 데이터휠의 설립자이자 툴루즈 경제대학원의 경제학 교수인 세사르 히달고는 “세계 각국은 미국으로부터 무역 관계를 재조정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함에 따라 국가별, 업종별, 지역별 경제구조가 재편되는 이른바 ‘수퍼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OEC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미국은 향후 캐나다(1280억달러), 멕시코(770억달러), 영국(230억달러) 등에서 수입을 크게 늘릴 것을 관측된다. 반면 베트남(-1020억달러), 한국(-490억달러) 등으로부터의 수입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대미 수출 감소분을 러시아(698억달러), 베트남(344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280억달러), 한국(279억달러), 호주(246억달러), 일본(214억달러) 등과의 교역 확대로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90일 유예 합의 이후 미국 로스엔젤레스(LA)항 등에서 컨테이너 물량이 반짝 증가하긴 했으나, 최근 다시 입항선·선박수가 감소세로 전환하는 추세다. 미국 소매유통업계는 관세 전망에 혼선을 빚으면서 재고 확보 및 경영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히달고 교수는 “높은 관세는 공급망 재조정과 동맹국 간 이동을 유발하지만, 장기적으로 미국 시장의 활력과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직 미 상무부 장관인 카를로스 구티에레즈 또한 “보호무역은 단기적 해법일 뿐 국가 경쟁력을 오히려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