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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담합, 11.4조 과징금 폭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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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우 기자I 2026.08.06 12: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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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심사보고서 작년 2월 상정
관련 매출액은 약 76조 2000억원
“LTV 사건과 본질 달라” 선긋기
재경부와도 소통 “시장충격 고려”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이달 말 심판대에 오르는 국고채 입찰 담합 사건의 과징금 규모가 최대 11조 4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고채 담합, 11.4조 과징금 폭탄 맞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관이 이 사건의 담합행위로 영향을 받은 낙찰 금액을 약 76조 2000억원으로 산정했고, 이를 과징금 산정 기준인 ‘관련 매출액’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낙찰액 기준이 원칙”…과징금 최대 11조원대

6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 심사관은 교보·대신·메리츠·미래에셋·삼성·신한·NH투자·KB·한국투자·키움증권 등 증권사 10곳과 국민·농협·기업·하나·산업은행 등 은행 5곳이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3년 6개월간 국고채 입찰담합과 정보교환담합을 벌였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작년 2월 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만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위법성과 그에 대한 조치 의견을 기재한 것으로 최종 판단은 이달 말 예정된 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뤄진다.

심사관은 이 기간 담합의 영향을 받은 입찰 규모를 약 76조 2000억원으로 파악했다. 공정위는 이들 금융사가 단순히 시장 분위기를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국고채 입찰 분위기와 투찰 관련 정보를 구체적이고 빈번하게 교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피심인들은 국고채 시장의 관행적인 소통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심사관은 관행적 소통으로 볼 수 없는 구체적이고 빈번한 합의와 정보교환이 이뤄졌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심사관은 이 같은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입찰담합과 정보교환담합에 해당하는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법인과 관련 전·현직 임직원 고발 의견을 냈다.

최대 쟁점은 과징금 산정 기준이다.

심사관은 심사보고서에서 담합 대상이 된 국고채 낙찰금액 약 76조 2000억원을 관련 매출액으로 산정했는데, 당시 과징금 고시상 담합의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는 10.5% 이상 20% 이하의 부과기준율이 적용됐다.

다만 심사관은 시장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해 하위 평가구간인 ‘10.5% 이상 15% 미만’의 부과율을 적용하면서 약 8조원에서 11조 4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현재까지 공정위가 부과한 단일 사건 최대 과징금인 퀄컴 사건의 1조 311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다만 이는 감경 전 단순 계산치다. 실제 과징금은 전원회의에서 인정되는 관련 매출액 범위와 사업자별 가담 정도, 조사 협조, 자진신고 감면, 재무 상태 등에 따라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과징금 규모는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될 사안”이라며 “심의 과정에서는 시장 상황과 파급효과, 피심인의 재무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은 국고채 낙찰금액 전체가 실제 매출이나 이익이 아닌 만큼 국고채 거래로 얻은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76조원에 달하는 낙찰금액을 그대로 관련 매출액으로 인정하면 실제 이익보다 지나치게 많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영업수익을 현실적으로 산정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공정위 과징금 고시에 따라 40억원의 정액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국고채 구매 과정에서 발생한 입찰담합으로 보고 있다. 입찰담합은 원칙적으로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관련 매출액을 산정하고, 구매담합의 경우 구매금액을 관련 매출액으로 삼도록 규정돼 있다는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고채 구매 과정의 입찰에서 담합이 이뤄진 사건이기 때문에 낙찰금액 또는 구매금액을 관련 매출액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심사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LTV 사건과 달라...방어권 충분히 보장”

공정위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정보교환 사건과도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권은 LTV 사건처럼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LTV 사건은 은행들이 대출 조건과 관련한 정보를 교환했다는 혐의로, 입찰을 통해 물건을 낙찰받은 사건이 아니다. 이에 따라 해당 사건에서는 은행의 영업수익을 관련 매출액으로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국고채 사건은 입찰 구매담합이기 때문에 낙찰금액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LTV 사건은 거래조건 담합으로 입찰담합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건은 입찰담합이 주가 되는 사건으로 단순 정보교환 사건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지난해 3월 피심인들에게 심사보고서를 보낸 이후 전원회의 심의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 배경에는 방대한 사건 기록과 금융사들의 의견 제출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심사보고서 분량이 1만 2000쪽에 달할 정도로 매우 방대하다”며 “피심인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 연장 요청을 포함해 약 6개월의 의견 제출 기간을 줬고, 15개 피심인이 제출한 의견서도 양이 많아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재경부와 소통…시장 충격도 고려할 듯”

공정위는 조사 초기부터 국고채 발행과 PD 제도를 담당하는 재정경제부로부터 입찰 자료를 제공받는 등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

재경부도 국고채 입찰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공정위의 기본 입장에는 공감하지만, PD 제도의 중요성과 제재가 국고채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사가 공정위 제재를 받을 경우 PD 자격이 정지되거나 취소돼 국고채 조달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PD 자격의 정지·취소 여부는 재경부가 관련 규정과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고채 시장 운영체계나 PD 제도 자체가 취약해 발생한 사건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며 “PD 사업자들이 제도 뒤에서 담합한 것이 문제이며, 시장의 반칙행위를 바로잡는 차원에서 제재하는 것은 법률상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재가 시장과 금융기관에 미칠 영향 등은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원회의는 당초 이달 19·20·26일 세 번에 걸쳐 심의가 예정됐으나, 위원회 내부 사정으로 일주일 순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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