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61개국을 대상으로 산출한 넓은(broad) 범위의 지난달 한국의 실질실효환율(REER)은 114.02로 1월 111.11 대비 2.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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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나기 전인 2008년 2월(118.75)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절상 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빠르다. 절상률은 같은 기간 멕시코 페소화(5.1%) 남아공 랜드화(3.1%) 베네수엘라 볼리바르(2.9%)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다. 작년 말과 대비하면 절상 폭이 3.1%로 7번째로 컸다.
교역 상대국을 27개국으로 좁은(narrow) 범위로 따져봐도 한국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122.34로 작년 말보다 3.2% 절상됐다. 좁은 범위 기준으로는 원화의 절상률이 27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실제 가치뿐 아니라 미국 달러화와 비교한 명목 환율 역시 절상 폭이 가팔라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 평균은 1월 1182.24원에서 1143.36원으로 3.3% 절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11월 평균치 1163.22원보다도 가치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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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재무부는 환율보고서의 근거가 되는 교역촉진법에 따라 환율조작국(심층분석대상국) 지정 요건으로 △대미 무역흑자가 200억달러 이상 △경상수지 흑자가 해당국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 △자국 통화 절하를 위해 한 방향으로 외환시장 개입을 반복적 단행 등 세 가지로 뒀다. 이 가운데 앞선 두 가지에 해당해 우리나라는 환율조작국 직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에 올라있다.
유신익 신한은행 리서치팀장은 “최근 외국인 자금이 우리 주식·채권시장으로 들어오는 데다 경상수지 흑자도 늘고 있다”며 “원화가 평가 절하돼있던 부분이 해소되면서 제 가치를 찾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