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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과 따로 노는 살림살이…한은, 통계로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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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기자I 2026.09.11 16: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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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공동포럼서 소득 분배 상황 보여주는 통계 소개
미시·거시 자료 결합하는 과정서 생기는 오류도 개선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뉴스에서는 국민소득이 늘었다는데, 왜 우리 집 살림살이는 나아진 게 없지?” 통계 수치를 보다가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터다. 국내총생산(GDP)이나 국민총소득(GNI) 같은 숫자는 나라 경제가 전체적으로 얼마나 성장했는지는 보여주지만 그 몫이 가계와 기업에 어떤식으로 얼마나 돌아갔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이미지= 챗GPT)
(이미지= 챗GPT)
박진 한국은행 분배국민소득팀 과장은 11일 한은과 한국통계학회 공동포럼에서 소득이 어떻게 분배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가계분배계정’ 통계의 편제 방식을 개편한 사례를 소개했다.

가계분배계정은 국민계정 안의 가계 소득·소비·저축을 소득 구간(분위)별로 쪼개 전체 파이가 커졌을 때 그 몫이 누구에게 더 많이 돌아갔는지를 보여주는 통계다. 총량 지표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가계의 경제적 후생과 분배구조를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다. 한은은 2013년부터 이 통계를 시험적으로 만들어왔다.

가계분배계정은 서로 다른 두 자료를 결합해서 만든다. 하나는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미시자료, 실제 가구 단위 설문조사)이고, 다른 하나는 한은의 국민계정통계(거시자료, 나라 전체의 총량 통계)다. 문제는 조사 방식과 대상 범위의 차이 등으로 같은 항목이라도 두 통계가 잡아내는 금액이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23년 기준으로 보면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에 해당하는 ‘총혼합소득’은 가계조사에서 집계된 금액이 국민계정보다 44%포인트나 더 컸다. 반대로 이자·배당 같은 재산소득은 49%포인트, 세금(경상세)은 40%포인트나 더 작게 잡혔다.

이렇게 되면 두 자료를 짜맞추는 과정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똑같이 300만원을 번 가구라도 그 돈을 ‘월급’으로 벌었는지, ‘사업소득’으로 벌었는지에 따라 보정 후 금액이 208만원에서 588만원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자체 분석 결과다. 소득의 성격만 다를 뿐인데 최종 집계 금액이 거의 3배 차이가 나버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제로는 소득 구간(분위)이 바뀌지 않아야 할 가구들이 통계 보정 과정에서 다른 분위로 옮겨가 버리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한은 측은 격차가 생긴 원인을 하나하나 짚어 그에 맞게 고치기로 했다. 자영업 소득은 고소득 응답 중 사실상 법인처럼 운영되는 사업체를 걸러내고, 조사에서 빠져 있던 적자 자영업자 규모는 경제총조사 자료로 추정해 채워 넣었다. 세금은 가계조사(현금 기준)와 국민계정(발생 기준) 사이의 시점 차이 탓에 0원으로 잡힌 응답이 많았던 만큼, 국세청의 소득 구간별 세금 자료를 기준으로 비정상적으로 낮은 값을 현실화했다. 나머지 항목은 외부 기준을 항목별로 따로 적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가계분배계정 안에서 산출된 소득 총액(GNI) 분위 구조에 맞춰 함께 재배분함으로써 항목 간 앞뒤가 맞지 않는 문제를 줄였다.

데이터가 정밀해지면서 정부 정책의 소득 재분배 효과도 잘 볼 수 있게 됐다. 보정 전에는 정부 이전지출(지원금 및 공적 이전) 흐름이 모호했으나, 개선 후에는 하위 20%(1분위) 가구에 혜택이 집중되는 순수급 구조가 확인됐다. 상위 20%(5분위) 가구는 세금 등을 더 부담하는 순지급 구조가 뚜렷했다.

한은은 가계분배계정을 정식 국가승인통계로 끌어올리기 위한 로드맵도 제시했다. 박 과장은 “내년에는 이번 개선 내용을 반영한 실험적 통계를 다시 내놓고, 2028년에는 현재 5개 구간(5분위)으로 나뉜 소득 구간을 10개 구간(10분위)으로 세분화할 예정”이라며 “이 작업이 끝나면 2029년 정식 국가승인통계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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