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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3대 7 부담 추정
현대차(005380)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2조7813억원에서 2조3947억원으로 정정한다고 4일 공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을 자회사로 둔 LG화학(051910) 역시 이날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2조3532억원에서 1조7982억원으로 정정했다.
이들 모두 코나 전기차 등 리콜 조치 관련 품질 비용을 반영한 결과다. 지난해 영업이익에 반영되는 리콜 비용은 각각 현대차 3866억원, LG화학 55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토부가 지난달 24일 현대차의 코나 전기차와 아이오닉 전기차, 일렉시티(전기버스) 등 3종 총 2만6699대를 리콜하겠다고 발표한 지 8일 만의 결정이다.
리콜 대상인 차종은 LG에너지솔루션이 2017년 9월~2019년 7월 중국 남경공장에서 초기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했다. 국토부가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와 함께 조사한 결과, 이들 배터리 일부에서 제조 불량으로 음극 탭 접힘 현상이 나타나 내부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돼 고전압배터리시스템(BSA)을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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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간 비용 분담 비율은 3대 7로 전해졌다. 지난해 실적만 놓고 보면 양사가 리콜 비용으로 부담한 규모는 9416억원이지만 이외에도 기존에 쌓았던 충당금 일부를 리콜 비용으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은 지난 1월 실적 설명회 컨퍼런스콜에서 코나 전기차 관련 충당금에 대해 구체적 규모를 밝힐 순 없지만 일부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충당금까지 포함하면 코나 전기차 관련 리콜 비용은 총 1조8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일각에서 LG화학 분담비율이 최고 90%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에 비해 분담비율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번 리콜 자체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일부에서 나타난 제조 불량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이뤄지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 부담 비율이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입장이고, 현대차는 공급받은 셀을 배터리 팩으로 제조해 이를 기존 배터리와 교체하다 보니 비용 면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콜 발표 8일 만에 전격 결정…왜?
리콜 비용 분담 비율을 두고 이견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빠르게 전격 리콜 비용 규모와 분담 비율을 확정 지었다. 양사 모두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소모적 논란보다 안전성 우려를 신속하게 잠재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지난달 전용 플랫폼을 장착한 첫 전기차 ‘아이오닉 5’를 공개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도 올해 예고된 완성차업체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전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국토부 발표 이후에도 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차의 BMS(배터리관리시스템) 오작동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화재 원인에 대한 논쟁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는 정정 실적을 공시한 직후 “LG에너지솔루션과 고객 불편과 시장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리콜 비용 분담에 대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양사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신속하게 시장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해 리콜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필요한 비용에 대해 양사가 분담을 하기로 협의했고, 합리적 수준의 비용을 충당금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모두 고객 보호를 언급하며 품질과 안전성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