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날 오전 12시 30분께 리선권 북측 고위급회담 단장 명의로 우리 통일부에 통지문을 보냈다. 통지문에서 북한은 한국과 미국의 공군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를 이유로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아울러 북한은 같은 날 새벽 3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를 공식화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뒤 청와대 안보실 관계자들은 통일·외교·국방 등 관련 부처 인사들과 통화로 긴밀히 논의하며 북한이 보내온 전통문의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일정을 비우고 청와대 경내에서 남북관계 등 국정구상에 매진하려 했던 문 대통령도 북한의 회담 연기 통보를 보고받고 관련 대응을 고심하는 상황에 놓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도발이 아닌 또 다른 일로 잠을 떨쳐야 했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대통령께서 우리 (미사일 도발) 때문에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시는 게 습관이 됐겠다”며 “앞으로 문 대통령께서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고 농담 섞인 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우리 특사단이 북한에 갔을 때 (앞으로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겠다고) 선제적으로 말씀해주셔서 앞으로는 발 뻗고 자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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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통일부 전 장관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핫라인이 가동됐다는 뉴스가 안 나오는 것도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더니 이런 일들이 물밑에서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아마 오늘 중으로 (핫라인 통화를) 하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간 핫라인 통화는 지난 3월 5일 대북 특별사절단이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남북 합의 사안으로, 아직 한 번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대북 특별사절단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는 (북측) 실무적 대화가 막히고, 안하무인격으로 나오면 문 대통령하고 나하고 직통전화로 이야기하면 간단히 해결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