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차의 세계' 언텔 "랩 하러 가서 제 할 일 했을 뿐…응원 감사해"[인터뷰]

김현식 기자I 2026.02.20 17:18:48

거침 없는 배틀러 면모 발휘
발군의 랩 실력으로 호평 얻어
성장 서사 완성…존재감 각인
프로그램 최대 수혜자로 꼽혀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랩을 하러 나간 것인데 랩을 안 하면 래퍼가 아니죠. 저의 랩 배틀 과정을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언텔(사진=본인 제공)
티빙 오리지널 ‘쇼미더머니12: 야차의 세계’(야차의 세계) 무대를 뜨겁게 달구며 시청자들에게 또렷한 존재감을 드러낸 래퍼 언텔(Untell, 본명 오동환)의 말이다.

‘야차의 세계’는 Mnet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12’의 스핀오프작이다. ‘쇼미더머니12’ 탈락자들이 재도전 기회를 얻기 위해 ‘생존 목걸이’를 걸고 랩 배틀을 벌이는 ‘지하 전장’ 콘셉트로 진행됐다. 언텔은 정해진 룰 없이 참가자들이 직접 배틀 방식과 대결 상대를 정하는 구조 속에서 탈락을 두려워 않는 용맹한 태도와 발군의 랩 실력을 뽐내 시청자들에게 강한 쾌감을 안겼다.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한 언텔은 “생존과 탈락 여부가 아닌 그 안에서 랩으로 어떤 메시지를 남길 것인가 고민하며 래퍼가 직업인 사람으로서의 본질에 집중했던 게 좋은 반응을 낳은 것 같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2001년생인 언텔은 2019년 방송한 Mnet 고교 랩 서바이벌 프로그램 ‘고등래퍼3’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그해와 이듬해 각각 ‘쇼미더머니8’과 ‘쇼미더머니9’에서 활약하며 랩 실력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하지만 다소 과한 경쟁 의욕을 드러낸 탓에 대중에게 호감 이미지를 얻지는 못했다.

11번째 시즌 종영 이후 4년 공백을 깨고 돌아온 ‘쇼미더머니12’는 언텔에게 한층 성장한 면모를 알릴 기회였다. 그를 향한 힙합 마니아층의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언텔은 1차 예선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언텔은 “이미 알려진 래퍼인 만큼 저에게 더 높은 기준이 적용됐을 것”이라면서 “1차 예선에서 하고 싶었던 랩을 보여줬기에 떨어진 데 대한 큰 미련은 없었다”고 말했다.

‘쇼미더머니’의 2부리그 격인 ‘야차의 세계’는 이번 시즌 론칭과 함께 처음 만들어진 신규작이다. 언텔은 “우동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기였던 터라 처음엔 출연을 고사했다. 매장에 피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우려에서였다”는 뒷이야기를 밝혔다. 이어 그는 “고민 끝에 화가 많았던 어릴 때 썼던 가사를 다 내뱉고 오자는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티빙 '야차의 세계'의 한 장면(사진=Mnet, 티빙)
언텔(사진=본인 제공)
언텔(사진=본인 제공)
“음악으로 행복감 주는 아티스트 될 것”

언텔은 그간 직접 프로듀싱을 맡은 정규 앨범 3장을 비롯한 다수의 작업물을 꾸준히 선보이며 디스코그라피를 탄탄하게 다져왔다. ‘야차의 세계’에서 랩 배틀에 거침없이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착실히 쌓아온 음악적 기반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었다. 언텔은 “‘야차의 세계’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랩을 했다. 음악을 10년 넘게 했고, 감사하게도 음악을 계속 해올 수 있는 환경에 있었기에 그 정도는 부담되는 일이 아니었다. 할 수 있는 랩은 100개도 넘는다”고 담담히 말했다.

‘야차의 세계’에서 승승장구하던 언텔은 모두가 랩 배틀을 주저하던 순간, 자신이 지닌 ‘생존 목걸이’를 모두 걸고 불리한 조건에서 랩 배틀에 나서는 파격적인 선택을 한 끝에 중도 탈락했다. 비록 ‘쇼미더머니12’ 무대 복귀에는 실패했으나, 멋진 승부를 펼치고 쿨하게 떠난 언텔은 이번 시즌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고 있다. ‘야차의 세계’를 ‘언텔의 세계’로 표현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언텔은 “그런 ‘빅 이벤트’가 있어야 분위기가 환기될 것 같았다”며 미소 지었다. 방송 이후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고 있냐는 물음에는 “프로그램의 인기는 어느 정도 체감하고 있지만, 아직 제가 본질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확실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들은 많아졌다. 좋은 말을 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언텔은 “메시지를 통해 인생 고민을 보내오는 분들도 많은데, 시간적인 제한 탓에 모두에게 답을 해드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메시지를 읽으며 무기력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그분들께 소소한 목표만 잡고 지내더라도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언텔은 인터뷰 내내 한마디 한마디를 신중하게 고르며 ‘음악으로 말하겠다’는 포부를 랩 네임에 담은 아티스트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는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조금 더 많은 사람에게 이해될 수 있게 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활동 방향성을 언급하면서는 3집에 녹인 철학자 니체의 사상을 짚으며 진중한 태도를 드러냈다. 니체는 기존 가치와 규범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극복하며 삶의 의미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초인의 태도’를 강조한 철학자로 알려져 있다.

언텔은 “실천으로 이어질 때 제 메시지에 더욱 진정성이 생긴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며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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