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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시에 '오너 부재' 코오롱그룹…유석진 중심 위원회 컨트롤타워로

남궁민관 기자I 2018.11.28 19:59:58

[코오롱 회장의 쿨한 퇴장]④
지주사·위원회 이끌 유석진, "젊은 글로벌 금융 전문가"
위원회, 수펙스와 닮은 꼴…각 계열사 CEO로 구성될 듯
오너 4세 이규호 전무 승계 전까지 그룹 경영 이끌어

유석진 ㈜코오롱 대표이사 사장.코오롱그룹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이웅열 회장이 예상치 못한 시점에 퇴임을 선언함에 따라 코오롱그룹이 오너 부재에 직면하게 됐다. 장자 승계 원칙을 이어온 코오롱그룹의 특성상 오너 4세인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가 경영 전면에 나서야 하지만 1984년생(만 34세)의 나이로 아직 경험이 부족한 데다, ㈜코오롱의 지분 역시 전혀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코오롱그룹은 이규호 전무가 경영 전면에 나설 모든 준비가 마무리 될 때까지 지주회사 및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한 ‘원앤온리One & Only)위원회’를 신설,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28일 코오롱그룹에 따르면 이웅열 회장은 내년 1월1일부로 그룹 회장직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코오롱그룹은 이날 2019년도 그룹 정기임원인사를 발표, 이 회장과 ㈜코오롱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유석진 부사장을 ㈜코오롱 단독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배치시켰다.

사실상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셈이다. 장자 승계 전통을 이어온 코오롱그룹은 오너 4세 이규호 전무가 향후 경영수업을 모두 마치고 경영권을 물려받을 때까지 이같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며 그룹 경영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 사장은 1964년생(만 54세)으로 젊은 전문경영인에 속한다.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MBA 과정을 거쳐 1993년부터 2000년까지 도이치방크그룹 서울지점 IB부문 부지점장을,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이노베스트파트너스 대표를 맡았다. 오랜 기간 글로벌 투자 및 금융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은 그는 2008년 코오롱인테스트먼트 부사장을 맡으며 코오롱그룹과 연을 맺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코오롱에서 전략기획실장을 맡으며 그룹 내 소통과 의견 조율을 담당했다. 이어 올해 초 이 회장과 ㈜코오롱 공동대표를 맡으며 재계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특히 유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새롭게 신설된 ‘원앤온리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면서 지주회사 및 그룹 컨트롤타워의 중심을 맡게됐다. 원앤온리위원회는 구체적인 구성안 및 운영방침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로 구성돼 그룹 경영과 관련 주요 의사결정 기구로 운영될 전망이다.

재계 유사한 형태로는 SK그룹이 2013년 출범한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가 꼽힌다. SK그룹 내 주요 계열사 CEO들로 구성된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실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년 7개월여간 구속된 사이 오너의 부재를 메우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그룹과 코오롱그룹 상황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오너의 공백으로 인한 경영차질을 최소화하는 동일한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의 책임 경영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년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보다 젊고 역동적인 CEO라인을 구축해왔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그룹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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