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중국 측이 북한 핵무기 불용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견지하고 이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주고 있는 것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장더장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한·중이 협력하고 소통하면서 함께 노력해 나가자”며 이렇게 말했다.
이에 장 위원장은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반대한다”며 “6자 회담 등을 통한 문제 해결의 진전을 위해 한·중 양국이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장 위원장은 정의화 국회의장의 초청으로 11~13일 방한했다. 우리의 국회의장에 해당하는 전인대 의장이 방한한 건 2003년 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또 “한·중 FTA의 조속한 발효를 위해 양국 국회가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고, 이에 적극 공감을 표한 장 위원장은 “한·중·일 FTA, 경제동반자협정(RCEP) 추진을 가속화해 지역 경제통합의 새로운 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과 장 위원장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 관계의 발전을 평가하는 한편 양국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내실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입을 모았다. 장 위원장은 더 나아가 “양국 간 정치적 상호신뢰, 경제협력, 인적 문화적 교류는 한·중 관계 발전을 이끄는 ‘3대 트로이카’”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열린 ‘제1차 한·중 정당 간 정책대화’를 거론, “2013년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합의한 한·중간 4대 전략대화체제가 모두 갖춰지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4대 전략대화체제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중국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대화 △외교안보대화 △국책연구기관 합동전략대화 △정당 간 정책대화를 칭한다.
장 위원장은 “중국은 한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참여를 기대한다”며 “한국의 유라시아이니셔티브와 연계해 중국의 꿈과 한국의 꿈이 함께 이루어지도록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유라시아 대륙의 소통과 개방 증진 및 평화로운 교류와 번영을 위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는데, 양국 정부의 구상이 공통점이 많은 만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모색해 나가면 좋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중국 창장 유역에서 발생한 여객선 전복사고를 언급,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에 위로를 표했고, 장 위원장은 사고 직후 박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 앞 위로전을 보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이날 접견에는 장 상무위원장 외에 왕천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 푸잉 전인대 외사위원회 주임, 장예수이 중국 외교부 상무 부부장,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 김장수 주중 대사,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