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의 경쟁력은 대규모 위성망과 글로벌 통신사 제휴다. 미국 T모바일, 일본 KDDI 등과 협력해 통신 사각지대를 줄이고 있으며, 전용 안테나 없이 일반 스마트폰으로 위성과 연결하는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스타링크를 둘러싼 경쟁은 통신을 넘어 AI 인프라로 확대되고 있다. 6G 시대에는 지상망과 위성망의 통합은 물론 우주 엣지 컴퓨팅과 우주 데이터센터도 새로운 경쟁 분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위성 수량 경쟁보다 6G 국제표준에 기반한 위성 기술과 해외 위성망 연계, 우주용 AI 반도체 등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는 지난 4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스타링크 등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가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미칠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케빈 조 LG유플러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스타링크가 위성과 일반 이동통신 단말을 직접 연결하는 D2D 기술을 고도화하고, 이동통신 주파수 확보 등을 추진하며 위성 기반 모바일 서비스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성통신이 지상망의 통신 범위를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이동통신 시장의 새로운 경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국가별 주파수 정책과 규제 환경이 다른 만큼 단기간에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를 대체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조 CSO는 “위성망은 산간·도서·해상 지역 등 지상망의 한계를 보완하며 상호보완적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비지상망(NTN) 핵심 기술 연구와 3GPP 기반 글로벌 표준화에 참여하고, 위성망과 지상망을 연계한 서비스 모델과 사업 기회를 검토할 계획이다. SK텔레콤도 전국적인 5G망과 건물 내부 통신망이 구축된 국내에서는 위성통신이 기존 이동통신망을 대체하기보다 통신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D2D 서비스의 국내 도입에는 주파수 이용과 사업 허가 등 제도적 검토가 필요하다. 위성 사업자가 국내 이동통신 주파수를 활용해 일반 스마트폰에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국내 통신망과의 관계, 주파수 정책,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국내 위성 인프라 확보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최경일 KT SAT 대표이사는 올해 초 저궤도 위성 7000기 규모의 위성망 구축을 위한 주파수·궤도 국제 등록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신청하고 관련 국제 조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소버린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염두에 둔 구상이다.
전문가 “스페이스X와 규모 경쟁 어려워”…6G 표준 위성으로 해외망 연계
지난 2일 열린 우주데이터센터포럼 국회 토론회에서 권용환 ETRI 단장은 스타링크의 확장이 국내 통신 및 위성 산업의 사업 기회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타링크가 미국 T모바일, 일본 KDDI 등 글로벌 이동통신 사업자와 제휴해 D2D 시장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권 단장은 “우리의 통신 위성도 갈 곳을 조금은 잃은 상태”라며 “스페이스X라는 골리앗과 싸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어떤 나라도 스페이스X처럼 위성을 대규모로 쏘아 올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대안은 지상망과 위성망을 통합하는 6G 국제표준이다. 국가별로 위성망을 구축하더라도 국제표준을 통해 서로 연결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국내 위성 산업의 시장을 해외로 넓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권 단장은 “중국·중동·일본·유럽 등 여러 나라가 6G 통신 표준 기반 위성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가 개발한 위성을 서로 공유할 수 있다면 한 국가의 자산을 넘어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30년부터 하나의 단말기로 지상망과 위성망을 함께 이용하는 통신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도 2035년까지 약 500기의 위성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국내 부품과 기술을 검증하고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창진 우주기술진흥협회 전문위원은 우주 데이터센터를 국가 우주산업의 기술 역량을 키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글이나 스페이스X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우주 개발 플래그십을 만드는 것”이라며 발사체와 궤도 수송체, 우주 모빌리티, 통신·전자·반도체 기술을 확보하는 과정 자체가 국가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주용 AI 반도체를 새로운 경쟁력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위성통신 시장에 진출하려면 위성 발사 규모보다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위성 간 통신 장비와 안테나, 우주용 반도체, 지상망 연동 소프트웨어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해외 위성망 공급망에 참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스타링크 기반 서비스 준비하는 스페이스링크 “재난안전부터 D2D 도입해야”
스타링크 기반 서비스를 준비 중인 스페이스링크는 위성 D2D 서비스를 재난안전 분야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파수와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고 산림·해상·도서 지역에서 실증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스타링크뿐 아니라 원웹·아마존 등 복수의 위성망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일반 국민의 구조·안전 통신은 위성 D2D로 보완하고, 기존 국가재난망은 대응기관의 지휘·통신 기능을 맡도록 역할을 구분하자는 구상이다. 통신사들이 6G 대비를 강조하는 것과 달리 재난안전 분야부터 스타링크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스페이스X는 올해 1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최대 100만기 규모의 위성 시스템 구축 허가를 신청했다. 실제 구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스타링크로 위성통신 시장을 선점한 데 이어 우주 기반 AI 인프라까지 확보하려는 스페이스X의 장기적인 확장 전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