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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내에서 47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이다. 국민들의 신경은 잔뜩 곤두섰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이 안전성이 입증된 것으로 알려진 솥두껑, 독감 백신을 보고도 놀라는 심정이다.
놀란 가슴에 부채질을 한 데는 언론의 책임이 크다. ‘경남서 독감백신 접종 80대 숨져’, ‘전북서 또 독감 백신 접종한 80대 여성 숨져’. 언론들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알림을 울리며 독감 백신 관련 사망자들을 중계하듯 보도했다. 백신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음에도 사망사례 전부를 마치 백신으로 인한 사망처럼 이야기하고, ‘백신에 균이 있었다’, ‘중국산 백신 원료였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는 가설들을 내놨다.
국민들의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는 것은 정부도 마찬가지다. 며칠 동안 “백신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낮으니 안심하고 접종하라”는 말을 반복할 뿐이다. 질병관리청에서는 “지난해에도 70대 이상의 노인이 하루에 560명 사망했다”거나 “지난해도 접종 후 일주일 안에 숨진 65세 이상이 1500명” 정도의 설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와 비슷하니 안심하라’는 정도의 설명으로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는 역부족이다.
정부와 언론에게 ‘자라가 아닌 솥뚜껑’임을 증명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보건당국은 백신 유통과정에 문제가 있거나 백신 자체에 결함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검증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언론도 사망자에 대한 경마식 보도보다는 사태 원인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를 보도하는데 좀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