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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995년 이후 처음으로 1%까지 올렸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올해 30년 만의 최고치인 2.91%까지 뛰었다. 2024년까지 8년간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며 ‘비정상’의 대명사로 불리던 나라의 반전이다.
주식시장은 2024년 이후 시가총액이 두 배로 불었다. 대학 경제학 교수들이 학생에게 주식 매수 조언을 요청받을 정도로 새 세대가 투자에 눈뜨고 있다. 각종 조사에서 일반 국민의 90%가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상 최고 비율이다.
정부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본 내각은 이번 주 2조3000억달러(약 3375조7000억원) 규모의 경제 청사진을 승인하면서 “경제·재정 운영 접근법 자체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이름 붙였다. 청사진은 일본이 “비(非)디플레이션 상태로 이행했다”고 선언하면서도 “새로운 성장 지향 경제로의 본격적 전환은 아직 절반밖에 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고바야시 게이이치로 게이오대 교수는 “이것은 일본의 구조적 변혁”이라며 “수요 부족 경제에서 공급 부족 경제로의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니컬러스 스미스 CLSA 일본 전략가도 빠듯해진 노동시장이 임금을 밀어 올리고 기업의 기술·생산성 투자를 이끌어 결국 소비를 되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리가 마지막으로 1%였던 1995년에 대해 “그때 일본은 중환자실에 들어갔다”며 “이번 1%는 느낌이 다르다”고 기대했다.
앙숙끼리 손잡는다…움직이기 시작한 기업들
변화는 기업 현장에서 더 뚜렷하다. 값싼 돈에 길들여져 있던 일본 산업계가 1990년대에 했어야 했다는 평가를 받던 인수합병(M&A)에 뒤늦게 뛰어들고 있다.
JP모건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관련 인수 규모는 3859억달러(약 566조3854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달에는 미쓰비시전기가 한때 앙숙이던 도시바, 로옴과 전력 반도체 사업을 합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미쓰이화학과 이데미쓰코산, 스미토모화학도 폴리올레핀 국내 생산을 통합하기로 했다. 경제산업성 고위 관계자는 FT에 두 업계를 설득하는 데 여러 해가 걸렸지만 인플레이션 환경이 되자 마침내 성사됐다고 말했다.
지난 13일에는 일본 최대 은행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이 토요타와 소프트뱅크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은행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40년 만이다. 알베르토 다무라 모건스탠리MUFG 최고경영자(CEO)는 “가장 큰 변화는 금리 상승을 배경으로 한 일본인과 일본 기업의 사고방식”이라며 “기업들이 통합과 국내 투자에 훨씬 더 다급하게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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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강해진 만큼 그늘도 짙어졌다. 세계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완만한 수준인 1.5%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많은 가계에는 심각한 생활비 위기로 느껴진다. 최근까지 실질임금이 비싸진 수입품 가격을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가계 소득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재는 엥겔계수는 지난해 12월 25년 만의 최고치인 30.7%를 기록했다. 선진국 최고 수준이다. 스테판 앙그릭 무디스애널리틱스 이코노미스트는 주택담보대출을 안고 있는 젊은 가구가 순채무자여서 가장 큰 고통을 떠안았다고 분석했다.
값싼 돈에 가려져 있던 문제도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6일 오사카의 결제대행업체 젠토신이 1150억엔(약 1조350억원)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고객 20만 곳 대부분이 술집과 식당, 소매점이어서 대금을 떼일 처지에 놓인 소상공인 사이에 공포가 번졌다. 정부는 전국에 378곳의 긴급 상담 창구를 설치했다. 지방은행과 신용조합 60여 곳이 돈을 빌려준 상태여서 금융권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소 주택건설업체 도산도 급증했다.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6월 도산은 11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늘었다. 상반기 기준 100건을 넘은 것은 디플레이션 시기 이후 처음이다. 일본은행이 실시한 분기별 조사에서 응답자의 62%는 1년 전보다 상황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일본은행에 대한 신뢰도는 14.1%에 그쳤다.
결국 문제는 아무도 겪어본 적이 없다는 데 있다. 고바야시 교수는 “25년 동안 경영자와 정책 당국자는 디플레이션과 제로금리밖에 몰랐다”며 “지금 벌어지는 일에 대한 경험이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