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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세력 먹잇감 된 ‘투명성’... 수익률 저하 우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룰이 너무 투명하게 알려져 있다”며 “환 헤지 개시 및 중단 시점 등을 시장 참여자들이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 총재가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방식에 대해 쓴 소리를 낸 건 이례적이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이 ‘뉴 프레임워크(New Framework)’를 만드는 데 있어 패를 다 까놓고 게임하지는 말아야 한다”며 투자 전략의 불투명성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0년 전과 달리 국민연금이 거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해진 만큼, 국민연금의 움직임이 환율과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현재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자산군별 목표 비중, 환헤지 비율 및 개시 시점 등을 시장이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공개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5월 열린 제3차 기금위에서 내년 목표 비중으로 △해외주식 38.9% △국내주식 14.4% △국내채권 23.7% △해외채권 8% △대체투자 15%를 제시했고, 지난 15일엔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최대 10%로 제시하고 환헤지 기간을 내년 말까지 1년 더 연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도덕적 해이vs전략적 유연성…대안은 사후공시?
문제는 이같은 투명성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위해 달러를 대거 사들이거나, 환헤지를 위해 달러를 팔아야 하는 시점을 시장이 미리 읽고 투기적 매매에 나설 수 있어서다. 연말 자산 재배분 시기에 맞춰 기관들이 선제적으로 주식을 매매하거나 환헤지 시점에 맞춰 외환 세력이 움직이면 국민연금은 더 불리한 가격에 거래를 체결하게 되고, 이는 결국 기금 수익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투자 전략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투명성이 훼손될 경우, 특정 세력과의 결탁이나 운용역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돈’을 관리하는 만큼 투명한 정보 공개는 국민연금의 존립 근거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절충안으로 실시간 전략은 비공개에 부치되, 사후 공시를 강화하는 방안도 나온다. 투자 실행 단계에서는 유연하게 움직여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낮추고, 사후에 결과와 과정을 상세히 공개해 책임 경영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실제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나 노르웨이국부펀드(GPFG) 등은 정보 공개 예외 조항과 사후 공시 등으로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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