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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클 본격화…LG화학-롯데케미칼 영업익 1000억 벌어져

남궁민관 기자I 2018.11.01 16:53:24

공급 느는데 수요는 둔화…"정점 지났다" 평가
전통 석유화학 의존도 따라 온도차 심화 전망
3분기만 LG-롯데 영업이익 1000억 벌어져

LG화학 연구원들이 전기차용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이데일리DB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한동안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을 누려온 전세계 석유화학 시장이 올 하반기 다운사이클(업황하락)에 진입했다. 특히 향후 다운사이클이 지속될수록 각 업체별로 전통 석유화학 사업 의존도에 따라 실적 온도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당장 3분기 LG화학과 롯데케미칼 영업이익은 1000억원에 육박하는 차이를 보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빅3 모두 올해 3분기 영업이익 하락을 면치 못했다. LG화학(051910)의 경우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23.7% 감소한 60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롯데케미칼(011170) 역시 34.3% 감소한 5036억원에 그쳤다. 아직 실적 발표 전인 한화케미칼(009830)도 전망이 밝지 않다. 같은 기간 한화케미칼은 37.3% 감소한 영업이익 123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세계 석유화학 시장이 다운사이클 진입했다는 평가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은 “정점을 지났다고 봐야한다. 완만하게 하강 곡선을 그리다 3~4년 후 다시 피크업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빠르게 올랐지만,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여파로 수요는 둔화되면서 나프타-에틸렌 스프레드(마진)가 크게 축소됐다.에너지정보업체 플래츠(Platts)에 따르면 올해 1월 t(톤)당 769달러에 이르렀던 나프타-에틸렌 스프레드는 10월 410달러까지 급락했다. 지난해 10월 749달러, 2016년 10월 626달러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에 더불어 미국 내 ECC(에탄분해시설) 대규모 증설이 이어지면서 전세계 에틸렌 가격을 끌어내리는 데 힘을 보탰다. 업계 추산 북미 지역 ECC 증설 규모는 지난해 243만9000t, 올해 694만t, 내년 159만1000t에 이른다.

한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석유화학 제품의 미국 수출에 제동이 걸리며 중국 내 석유화학 제품 중간재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스프레드 역시 감소했다”며 “북미 지역 ECC 증설은 아시아 권역에 직접적인 수요·공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전세계 에틸렌 공급이 늘었다는 것만으로 석유화학 제품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중장기적 공급과잉 우려 역시 지속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내 에틸렌 생산량은 연간 900만t 수준이나 최근 석유화학 및 정유업계 증설 계획이 모두 실현되는 2023년 1350만t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다만 공통된 악재 속에서도 각 업체별 분위기는 다소 차이가 있다. 전통 석유화학 사업 의존도가 높은 롯데케미칼은 당분간 시장 부침을 고스란히 감내해야하지만, 상대적으로 2차전지 등 사업다각화가 구축된 LG화학은 다른 실적개선의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LG화학은 기초소재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2076억원 줄어든 54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전지부문은 전기차 및 ESS(에너지저장장치) 확대에 힘입어 662억원 늘어난 84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이에 롯데케미칼과의 영업이익 차이는 3분기만 988억원으로 벌어졌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으로 롯데케미칼이 2조9276억원을 기록하며 LG화학 2조9285억원을 단 9억원 차로 쫓았던 것과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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