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선고 박유하 교수 "믿고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 덕"

‘제국의 위안부’로 명예훼손혐의를 받는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25일 오후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믿고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 덕분이다”

자신이 쓴 책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으로 표현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25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짧게 소감을 남겼다.

검찰은 지난 2013년 8월12일 출간한 ‘제국의 위안부’(뿌리와이파리)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박 교수를 2015년 11월 불구속 기소했다.

이날 서울 동부지법 형사11부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책에 명시한 표현을 보면 위안부 피해자 개개인의 사적인 사안으로 도저히 보기 어렵다”며 “공적인 사안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에 대해서는 개개인의 사안보다는 활발한 공개 토론 여론 형성하는 등 폭넓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이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악의가 없다 하더라고 이 사건 논지는 일본군 위안부 부정론자에 악용되는 부작용도 지적할 수 있으나 이는 서로 다른 가치 판단의 당부를 따지는 것이지 법원이 수용할 수 있는 권한이나 능력도 벗어난다”며 “학문적 표현의 자유는 틀린 의견도 보호해야 한다. 옳은 의견만 보호한다면 의견의 경쟁은 존재할 수 없다. 학술의 옳고 그름은 국가 기관이 판단한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박 교수는 선고공판 사흘 전인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싸움의 상대는 최종 진술에서 명확히 했듯 할머니들이 아니다”며 “저를 고통에 빠뜨렸던 모든 생각과 행위가 저의 상대이고 중요한 건, 그런 생각과 행위들이, 한국이 현재 맞닥뜨리고 있는 안팎의 심각한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심경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