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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운용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외국계 PEF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힐하우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힐하우스는 인수 희망 가격으로 1조 1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매각 대상 지분은 이지스운용 경영권 포함 약 98%다. 당초에는 최대주주 손화자 씨와 재무적투자자(FI) 지분 등 약 70%가 대상이었지만, 소액주주까지 대거 매각에 참여하면서 지분 규모가 크게 늘었다.
힐하우스는 당초 본입찰 단계에서 9000억원대 중반을 써냈으나 이후 ‘프로그레시브 딜’(경매호가식 입찰)을 거치며 인수 가격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 프로그레시브 딜은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본입찰을 통과한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다시 가격 경쟁을 붙여 매각 가격을 높이는 입찰 방식이다.
다른 본입찰 참여자인 한화생명은 9000억원대 중반, 흥국생명은 약 1조 500억원을 각각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에는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남아 있다. 금융위원회는 심사 과정에서 △재무 건전성 △사회적 신용 △자금 조달 방식의 투명성 등을 검토한다. 힐하우스가 외국계 사모펀드라는 점에서 까다로운 심의가 예상된다. 단기 투자자금 회수를 목표로 하는 PEF의 특성상 인수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지스운용에는 공적자금이 대거 투입돼 해외 자본이 인수하는 것에 대한 논란도 있을 수 있다. 이지스운용은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각종 공제회 등 국내 주요 기관 자금으로 성장해 왔다. 또 해외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쥔다면 국내 금융·부동산 정책 기조와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까지 통과하면 우선협상 대상자인 힐하우스가 내년 상반기 잔금 지급 등을 하면서 거래가 최종 마무리된다. 이번 거래의 인수 주체는 힐하우스측의 삼티AMC다.
한편, 힐하우스는 중국 출생의 싱가포르인 장 레이가 2005년 창업한 회사다.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다. 중국 텐센트와 바이두에 초기 투자하며 큰 성과를 냈으며, 상당한 규모의 중국 자금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컬리 △크래트폰의 초기 투자자로 이름을 알렸으며, SK온과 SK에코프라임 등에 투자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