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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은 11일 중국의 권력서열 3위이자 우리나라 국회의장 격인 장더장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발효 등 양국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장 위원장의 이번 방한은 정 의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국회를 방문한 것은 지난 2003년 우방궈 위원장 이후 12년 만이다. 장 위원장의 방한은 2013년 취임 이후 첫 아시아 국가 방문이기도 하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접견실에서 장 위원장과 회담하면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문제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찾아주셔서 한중 관계발전을 위한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환영했다.
이에 장 위원장은 “사실 메르스 때문에 고민이 있었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한국 방문을 금지하지 않는 한 계획대로 가겠다는 게 확고한 생각이었다. 한국 국민들이 메르스를 잘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화답했다.
의사 출신인 정 의장은 메르스 같은 급성유행성 전염병에 대한 양국간 공조체제도 제안했다. 그는 “양국간 인적 교류가 한해 1000만명이 넘고 항공기 운항편수가 주 922회에 이른다”면서 “과거 사스와 에볼라, 이번 메르스 같은 전염병에 대한 양국간 정보교류와 공조체제 구축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번 메르스 문제는 초기 대응에 실수가 있는 바람에 실제보다 과도하게 알려진 것들이 있다”면서 “양국간 공조체제 구축을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담 테이블에는 한중 FTA 의제도 올랐다. 정 의장은 “양국간 경제협력의 질적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 지난 6월 한중 FTA 서명이 이뤄져 기쁘다”면서 “힘을 모아 한중 FTA의 연내 발효를 꼭 이뤄내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에 장 위원장은 “FTA를 통해 양국은 거시적인 경제 조력은 물론 정보통신(IT), 첨단산업 등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면서 “조속한 FTA 발효를 위해 양국 입법기관들이 심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답했다.
두 인사는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 의장은 “한반도 통일은 중국에도 큰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고, 장 위원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중국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돼있다”면서 “우여곡절이 많겠지만 한반도의 자주적인 평화통일은 큰 추세”라고 했다.
정 의장은 이와 함께 “최근 서해상의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에 대해 중국당국이 성의있는 조치를 하고 있어 폭력 저항이 올해 들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협조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정 의장과 장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회담에 이어 서울 중구 신라호텔로 자리를 옮겨 만찬도 함께 했다.
한편 중국 전인대는 헌법을 개정하고, 기본 법률을 제·개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전인대의 상설기관으로 전인대 폐회기간 중 헌법 개정과 국가주석·총리·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선출 등을 제외한 전인대의 권한 대부분을 행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