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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예상 후보들이 대거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이변은 없었다”면서도 분위기가 이전과는 사뭇 달라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KB금융과 MBK, 한앤코, IMM PE 모두 지난 1월 인수의향서 제출 이후 인수전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본입찰 참여가 유력해 보이던 MBK가 장고에 나선 가운데 한때 IMM PE와 컨소시엄을 꾸릴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던 우리금융지주(316140)도 IMM PE에 인수금융을 대는 역할에 머물기로 하면서 다소 김이 빠졌다는 평가다.
반면 KB금융은 푸르덴셜 생명 인수에 성공할 경우 순이익 기준 신한금융그룹을 누르고 1등 자리를 탈환할 수 있어 인수 의지가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KB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라는 목적 완수를 위해 최근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해 7000억원을 조달했다. 기존 보유현금 약 1000억원을 더해 약 8000억원 안팎의 실탄을 확보했다.
관심은 원매자들이 인수가로 얼마를 써냈느냐에 쏠린다. 최근 생보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17~0.63배 수준에 형성된 상황에서 푸르덴셜생명에 PBR 0.5배 이상을 적용하고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할 경우 약 2조원 안팎에서 입찰가가 형성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었다.
순조롭게 흐를 것 같던 인수전은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막판까지 핵심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5일(현지시각) 코로나 19에 따른 경기침체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0.00~0.25%로 1% 포인트 인하했다.
한국은행도 16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인하하는 등 주요국 통화정책이 출렁이면서 금리가 중요한 보험업계에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책정이 복잡해졌다는 평가다. 자칫 오버페이에 나설 경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요동치는 환율도 막판 변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0.0원 오른 1285.70원에 마감했다. 올해 1월 첫날(1156원)과 비교하면 석 달여 만에 11.2% 급등한 수치다. 산술적으로 연초 2조원으로 점치던 매물 가치가 2조24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푸르덴셜 생명 매각 주체가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인 상황에서 출렁이는 환율이 예민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여전한 상황에서 두드러지게 높은 가격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본 입찰에서 어떤 가격을 제시하고 추가로 어떤 세부조항을 내놓았을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