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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 가정, 일과 삶의 균형 꿈꾸기 어렵다"

김소연 기자I 2018.10.25 17:23:16

"한부모의 24시간은 똑같은 24시간 아니다"
''한부모에게 워라밸은 있는가'' 권익증진포럼
"장애 한부모에 맞는 활동지원 중심 지원" 필요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앞줄 오른쪽에서 첫번째) 여사가 지난 5월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한부모 가족의 날’ 제정 기념행사에 깜짝 등장해 한부모가족 서포터즈 발대식 퍼포먼스를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미혼모에게 가장 어려운 점은 돈을 벌고, 집안 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는 일이 모두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혼모 가정은 상대적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꿈꾸기 힘들다.”

서울특별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는 지난 24일 오후 2시 롯데월드타원 31층 오디토리움에서 ‘한부모에게 워라밸은 있는가’란 주제로 한부모권익증진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시설 보호 중심에서 미혼모 가정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미혼모가 자립하도록 우선적 근로 기회를 부여하는 등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부모에게도 쉼과 자녀와 함께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한부모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이날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윤소영 연구위원은 ‘한부모가족의 일·생활균형에 대해 시간부족의 문제’를, 성정현 협성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장애 한부모가족의 일상생활경험과 돌봄지원 방안’에 대해 주제 발표를 했다.

윤 연구원은 “한부모의 24시간은 똑같은 24시간이 아니”라며 “한부모는 혼자서 역할을 감당해 일상생활에서 일과 가사노동, 여가시간을 사용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일과 삶의 균형 정책에서 소외된 개인에 대한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부모 미혼모 정책이 시설 보호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아이와 독립 주거를 원하는 미혼가정의 욕구에 맞게 지원을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특히 장애인인 한부모를 위한 지원책도 맞춤형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성정현 협성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장애인이 속한 가족유형은 당사자의 삶의 질을 좌우할 중요 요소”라며 “한부모인 장애인이 경험하는 어려움은 장애로 인한 이중차별을 넘어 삼중차별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장애를 가진 한부모에게 사회 경제적 지원·돌봄 지원이 시급해 활동지원 서비스 중심의 장애인 복지서비스가 필요하다”며 “장애 한부모를 위한 가사서비스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부모가족, 장애인 한부모 가족들의 사례 역시 이어졌다. 이에 한부모의 일생활 양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오수미 서울장애인부모연대 서대문지회장은 “발달장애 아들과 그보다 4살이나 어린 동생을 혼자 키우기에 우리 사회는 무서운 전쟁터”라며 “한부모에게 일과 삶의 균형은 경제력이 갖춰진 가정 10% 정도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명선 이화여대 젠더법학연구소 교수는 “한부모의 육아 휴직시 근로소득 감소에 대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현재 육아휴직자에게 3개월간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100% 주는 제도는 한부모에게 전혀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부모는 처음 3개월을 제외하면 월소득이 급격하게 하락해 한부모를 고려한 정책이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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