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증시 개선 작업을 돌밭을 개간하는 과정에 빗대며 후속 조치를 예고했다. 산업·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은 줄었지만 시장과 지배경영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진단이다. 최근 증시 조정에 솔리다임의 미국 중복 상장 논란까지 겹친 상황에서, 주주보호와 시장 공정성을 높일 ‘다음 카드’가 무엇일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500일 기자단 티타임에서 “주식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 정책적으로 해야 될 일이 뭔가 계속 체크하고 있다”며 “조만간 종합보고 받고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대책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주주 존중 문화, 지배경영권 남용, 이 문제들 많이 남은 과제”라며 “계속 교정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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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의 진단은 주가 상승만으로 증시 정상화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 요인으로 지배경영구조와 시장 투명성, 지정학적 여건, 산업·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거론했다. 이 가운데 인공지능(AI)를 비롯한 첨단산업에 집중한다는 정책 방향은 드러났지만 투자자가 기업과 시장을 믿을 수 있는 환경은 더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남아 있는 게 시장에 대한 불신이다, 지배경영에 대한 불신”이라며 “이게 완전히 제거된 것 같지 않다.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주가가 급락한 것과 관련해서는 상승과 조정이 반복되는 시장의 특성을 강조했다. 그는 “많이 오르면 어쨌든 조정이 불가피하다. 어느 수준인지는 누구도 모른다”며 “사실 저는 급격하게 상승하는 거 걱정하긴 했다”며 20년 이상 주식시장에 관심을 두고 투자한 경험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한국 증시가 “전체적으로 저평가된 건 분명한 것 같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단기적인 가격 흐름과 시장의 구조적 저평가 문제를 구분한 셈이다. 정부의 직접적인 시장개입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정부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려 관여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 대통령은 대신 기업과 투자자가 예측할 수 있는 정책 환경,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을 정부가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별적 주가의 부침은 제가 뭐라 말할 수 없다”라면서도 시장에서 부정적으로 작동하는 요소는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증권금융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새로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에 화이트칼라 범죄와 증권금융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시장 불신 해소에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 권익을 보호할 제도와 이를 뒷받침할 법 집행을 함께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큰 돌을 먼저 집어내고 중간 돌과 자갈을 차례로 골라내면 옥토가 되듯 시장의 문제도 지속해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아직도 할 일이 많이 쌓여 있다”며 “주식시장도 이런 교정 과정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제자리를 찾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솔리다임 논란이 드러낸 주주 보호 과제…해외 상장 공백 메우나
최근 증시 불안에는 글로벌 금리상승 등 대외 변수와 국내 투자자의 신뢰 문제가 함께 얽혀 있다. 글로벌 금리 상승 우려와 AI·반도체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시장을 압박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란은 SK하이닉스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시 전반의 하락을 중복상장 문제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반도체주 투자심리에 추가 부담이 된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솔리다임이 별도로 상장하면 기존 SK하이닉스 주주가 누릴 성장의 과실을 외부 투자자와 나눠야 하고, 다층적인 상장 구조에 따른 모회사 할인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국내 증시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이런 논란까지 겹치면서 여당에서도 해외 상장에 대한 주주 보호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솔리다임이 외부 자본을 유치해 생산능력과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면 성장 효과가 지분율 하락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상장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 상장과 관련해 “중복상장에 해당한다는 것은 금융위나 금감원 입장에서 다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판단이 같은지 재차 묻는 질의에도 “의견을 같이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는 해외 상장을 통해 현행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우회할 수 있다는 지적과 제도 보완 필요성에도 동의했다. 국내 모회사의 주주 보호 의무가 해외 계열사 상장 과정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다.
다만 이 원장은 국내 증권신고서 제출 대상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선을 긋지 못했다. 이 원장은 “증권신고 관련 부분은 논의하려고 한다는 것이지, 그 부분에 대해 유권해석을 공식적으로 의뢰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복상장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곧바로 상장금지나 국내 신고 의무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증안펀드 투입 등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필요한 안정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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