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밤잠을 설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높은 습도와 기온, 기압 변화가 이어지면서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기존 불면증이나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 증상이 악화되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장마철 수면 문제를 단순한 계절 현상으로 넘기지 말고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장마철에는 습도가 80% 이상으로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습도가 높으면 땀의 증발이 원활하지 않아 체온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 사람의 몸은 잠들기 위해 심부체온이 서서히 낮아져야 하는데, 이러한 체온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잠드는 시간이 길어지고 깊은 수면도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장마철 특유의 열대야가 겹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밤사이 여러 차례 잠에서 깨거나 뒤척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다음 날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장마철에는 높은 습도와 무더위 때문에 숙면을 방해받는 경우가 많다”며 “평소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던 환자는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고, 불면증 환자 역시 잠들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수면의학회(AASM)에서도 적절한 수면 환경 유지가 숙면을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권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실내 온도는 20~22도, 습도는 50~60%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에어컨과 제습기를 적절히 활용해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장마철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환경을 개선해도 불면이 계속된다면 다른 수면질환이 숨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잠들기는 어렵지 않지만 자주 깨거나 아침에 개운하지 않은 경우, 심한 코골이나 수면 중 무호흡이 동반된다면 단순 불면증이 아니라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는 동안 기도가 반복적으로 막혀 호흡이 멈추는 질환이다. 산소 공급이 반복적으로 감소하면서 깊은 잠을 이루기 어렵고, 낮 동안 졸림과 피로가 지속된다. 방치할 경우 고혈압, 심혈관질환, 뇌졸중, 당뇨병 등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마철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칙적인 기상 시간 유지, 늦은 시간 카페인과 음주 자제,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실내 온도와 습도 관리 등을 생활습관의 기본으로 꼽는다. 또한 코골이와 무호흡이 동반되거나 불면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한진규 원장은 “밤에 잠을 못 잤다고 낮잠을 오후 2시 이후 1시간 이상 자면, 수면 사이클이 깨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하루 2번 깨는 현상이 주 4회 3주 이상 지속되면 불면증으로 진화 될 수 있으니, 이때는 신경과 전문의가 있는 수면클리닉에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