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박원순 "100주년 맞는 전국체전, 서울-평양 공동 주최 추진"

김보경 기자I 2018.05.02 17:53:38

박원순 시장 “비핵화 문제도 해결될 것”
슈뢰더 전 獨총리 “서울시 평양시 자매결연 추진 좋은 발걸음”

2일 서울시 남북교류 협력추진 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박원순 시장,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동리,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서울시 제공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서울시가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전국체전 공동 주최, 경평축구 부활 등 평양시와 스포츠·문화교류를 본격 추진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남북교류협력추진 간담회에서 “남북정상회담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며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고, 남북 관계의 평화적 정착과 비핵화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서울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9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임 전 장관은 이번 남북정상회담 지원단장을 맡아 북한 고위급들과 접촉 기회가 많았다.

박 시장은 “임 전 장관의 리더십과 위원 여러분들이 만들어준 마스터 플랜을 가지고 있다”며 “북측 대표단이 왔을 때 저와 임 전 장관은 경평축구 부활, 전국체전 100주년 서울-평양 공동개최 등을 제안했다. 북한과 평양이 함께 논의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지난 2월 열린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에서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만나 평양시의 전국체전 참가와 경평축구 부활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북측에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서울시가 2016년 11월 마련한 ‘서울-평양 도시협력 3대 분야 10대 과제’에도 내년 전국체전에 평양시를 초청하는 방안이 담겼다. 서울시는 공동개최를 목표로 하되 평양의 전국체전 단순참여, 분산 개최 등 다양한 안을 만들어 협상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100주년을 맞은 전국체전은 서울에서 열린다.

현재로서는 축구보다는 농구부터 스포츠 교류의 물꼬를 틀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경평(서울·평양)축구보다는 농구부터 하자”며 “남한에는 2m가 넘는 선수들이 많죠”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구도 남북 스포츠 교류의 상징적인 종목이다. 1930년대 경평농구 정기전이 열렸고, 1946년을 끝으로 경평농구는 막을 내렸지만 1999년과 2003년에는 당시 남녀 실업팀 현대 선수들이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통일 농구경기를 펼쳤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도 박 시장의 초청으로 참석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에) 걸림돌도 어려움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독일에 ‘길이 곧 도착지와 같다’는 말이 있듯 도착지에 이르는 길을 시작한 것이야말로 도착지에 이른 것과 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와 평양시가 자매결연을 추진하는 것은 좋은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서울 공공자전거인) 따릉이를 타고 개성을 거쳐 평양까지 금방 달려갈 것 같은 마음”이라며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거쳐 프랑크푸르트, 베를린까지 얼마든지 갈 수 있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