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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장기채 수요, 14년만에 최저…정치 불확실성 여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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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25.07.23 17:28:57

日장기채 응찰률, 역대 세번째 낮아
미일 타결에 닛케이 3%↑…위험자산 선호
이시바 퇴진설 부인했지만 불확실성 지속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일본 40년 만기 국채 입찰 응찰률이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퇴진설이 나오는 등 일본 정치 불확실성 지속 여파로 풀이된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사진=로이터)
2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이 이날 4000억엔(약 3조 7593억원) 규모의 40년 만기 일본 국채 입찰에서 응찰률은 2.13배로, 2011년 8월(2.03배)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이었다. 직전 5월 입찰 당시엔 2.21배였다.

발행액이 종전 대비 1000억엔(약 9400억원) 줄어 수급이 타이트해졌음에도 이날 응찰률은 역대 세 번째로 낮았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날 최고 낙찰 수익률은 3.375%로, 2007년 해당 국채 발행이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일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성향이 후퇴해 닛케이 지수가 3.51% 상승 마감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다. 이에 안전자산인 채권의 매도세가 확산됐고 다양한 만기에 걸쳐 채권 금리가 상승(가격 하락)했다. 이날 일본 40년물 국채 금리는 3.415% 수준에서 거래됐다.

여기에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이시바 총리가 내달 퇴진을 표명했다고 보도하면서 재정 지출 확대에 대한 우려로 적극적인 응찰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이시바 총리를 통화정책 긴축 지지자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 20일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여당인 자민당은 과반 유지를 위해 필요한 의석수 50석 확보에 실패했고, 재정 지출 확대를 내세우는 야당 국민민주당이나 참정당은 의석 수를 크게 늘렸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에 이어 참의원에서도 과반 유지에

재정 확대를 내세우고 있다. 이시바 총리가 퇴진한다면 재정 악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경계심이 강해지고 있고, 이에 저조한 응찰률로 이어진 것이다.

미치야 에이지 SBI증권 수석 채권 전략가는 “재정은 앞으로 확장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매수 가능한 만기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곤도 히데키 간포생명보험 시장운용부 과장은 “차기 총리가 누구일지 등 관련 보도가 정리되지 않은 채 입찰에 돌입하면서 관망세가 강해졌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후 자민당 본부에서 아소 다로 최고고문, 스가 요시히데 부총재,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등 전직 총리와 1시간 20분간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퇴진 가능성 보도에 대해 “그런 발언을 한 적 없다”며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자민당의 참의원 선거 참패와 관련해 전직 총리들과 “강한 위기의식을 공유했다”면서 “당의 분열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등의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발표된 미일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해 “협정이 확실하게 이행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 국민들이 제대로 보호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이날 회동에 대해 당내 기반이 약한 이시바 총리가 영향력을 가진 전직 총리들에게 협력을 요청해 정권 운영에 대한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이시바 총리의 부인에도 일본의 정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내 총리 사임 및 당 체제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옛 모테기파(茂木派) 소속 의원 약 10명은 지난 22일 당 양원 의원 총회의 조기 개최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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