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세희 조용석 전재욱 기자]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검찰이 ‘정유라 승마 특혜지원’에 연루된 삼성전자(005930) 본사 등을 12시간에 걸쳐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삼성을 압수수색한 건 2007년 ‘삼성특검’ 이후 9년 만이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53개 기업을 전수조사하기로 하고 청와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 수사 전선을 대기업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8일 오전 6시40분부터 서울 서초 삼성전자(005930) 사옥 대외협력단과 미래전략실, 한국마사회와 대한승마협회 사무실 등 9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지난해 5월부터 승마협회장을 맡은 박상진(63) 삼성전자 사장 집무실과 주거지 등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날 박모 현대차 부사장을 불러 현대차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 128억원을 출연한 경위와 대가성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삼성그룹은 최씨 소유의 비덱스포츠(당시 코레스포츠)에 280만 유로(약 35억원)을 지원했다. 최씨와 딸 정유라(20)씨는 삼성이 지급한 돈으로 말 구입과 독일 전지훈련 등에 쓴 의혹을 받는다.
한국마사회와 대한승마협회도 다른 승마선수와 달리 정씨에게 특혜를 준 혐의를 받는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2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마사회와 승마협회가 말 3필 구매비용 40억원 등 해외훈련에 50억원 투자하기로 계획을 세웠다”라며 “이 훈련 계획에 부합하는 유일한 승마선수는 정씨 뿐이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일자 정씨는 지난 9월 휴학하고 독일로 출국했다.
검찰은 삼성이 코레스포츠에 송금한 자금에 불법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와 정씨가 삼성으로부터 받은 35억원을 어디에 썼고 어떻게 받았는지 전체적으로 보고 있다”라며 “코레스포츠 지원 알선수재 혐의로 조사하는 한편 대기업을 전반적으로 수사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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