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지나 기자] 미즈호는 2일(현지시간) 반도체 장비업체 ASML 홀딩(ASML)에 대해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인텔의 설비 투자 축소로 단기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케빈 왕 미즈호 애널리스트는 ASML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가를 810유로에서 650유로(약 704달러)로 낮췄다.
ASML은 고성능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업체로 인공지능(AI) 붐 속에서 대표적인 수혜주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12개월간 ASML 주가는 약 30% 하락했다.
이번 하향 조정의 핵심 배경은 삼성전자와 인텔의 EUV 장비 구매 감소다. 왕 애널리스트는 “삼성과 인텔의 투자가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워 보이며 이로 인해 ASML의 성장세가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내년 ASML의 매출이 올해보다 약 3% 감소하고 주당순이익(EPS)은 큰 변화 없이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EUV 장비 출하량은 53대에서 내년에는 49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왕 애널리스트는 또 ASML이 앞으로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TSMC(TSM)에 더 크게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TSMC의 장비 설치가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지만 내년에는 출하량이 다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TSMC의 EUV 출하량은 올해 18대에서 내년 15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은 10~15대를 유지하고 인텔은 12대에서 10대로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긍정적인 요인도 일부 언급됐다. 왕 애널리스트는 “중국발 수요가 예상보다 강해 1분기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ASML은 오는 16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0시 50분 기준 ASML 주가는 0.14% 상승한 668.2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