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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일찍부터 추모객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의 피해자가 곧 나였을 수도 있겠다”며 슬퍼했고 오열했다. 대학생 김모(23)씨는 “사고 당일 이태원에 놀러 가려고 했는데 아침에 약속이 생겨서 못 갔다가 밤에 사고 소식을 들었다”며 “또래 친구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비통한 심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방명록에 ‘하늘에서 하고 싶은 것 다 하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참사 당일 친구를 만나러 이태원에 간다는 19살 손주를 말렸던 송정희(70)씨도 이날 꼭두새벽에 전라도 광주에서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어 분향소로 왔다. 송씨의 만류로 참사는 면했지만, 그는 “다들 내 손주 같고 남 일 같지 않아 마음이 너무 아파 찾아왔다”며 “꽃다운 아이들이 좋은 곳에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닦았다.
비슷한 시각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 광장 차려진 합동분향소에도 저마다 사연을 가진 추모객들이 줄을 이었다. 참사를 직접 목격하고, 실신한 피해자들을 옮겼다는 방모(38)씨는 “사고가 나니까 ‘일손이 부족해 도와달라’는 말을 듣고 구급차까지 이송하는 일을 도왔는데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추모하러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좋은 사람이었는데”…속속 마련된 빈소 ‘통곡’
참사 발생 후 사흘째인 이날 154명 사망자의 신원이 전원 확인됨에 따라 속속 빈소가 마련됐다. 참사 현장과 가까운 용산 한남동 순천향병원에도 사망자들의 빈소가 차려졌다. 이곳에서는 한동안 유족들의 통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사망자의 대학교 동아리 선배로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빈소를 찾은 A씨는 “주변 모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훌륭한 후배”라며 “후배의 부모님이 많이 힘들어하고 계셔서 보는 것조차 마음이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9일 오후 10시15분쯤 서울 이태원에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핼러윈을 맞아 보행로 폭이 좁은 경사로 골목길에 인파가 몰리며 참극이 빚어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사망자 154명, 부상자 149명으로 총 30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다음 달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하고,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치유지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서울광장과 이태원 광장에 각각 합동분향소를 마련해 다음 달 5일까지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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