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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통계 반영하면 달라지는 '투기·조정'…고무줄 적용 논란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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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기자I 2025.11.03 18:02:44

10.15대책 발표하면서 6~8월 통계 적용
9월 통계, 15일 나오는데 굳이 14일 주정심 열어
9월 통계 못 봤나, 안 봤나 의심 커져
화성·군포는 최근 주택 가격 하락해 '제외'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정부가 지난달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주택 통계를 7~9월이 아닌 6~8월 수치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어떤 통계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규제 지역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7~9월 수치를 적용하면 서울 중랑·강북·도봉·금천구, 경기 의왕시, 수원시 장안·팔달구는 규제 지역에서 제외돼야 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정부가 10·15대책으로 규제지역 확대를 발표했던 지난달 15일은 마침 9월 주택 통계가 공표되는 날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9월 통계를 의도적으로 보지 않은 것인지, 볼 수 없었던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7~9월 통계를 적용하면 서울 전역을 포함할 수 없어 6~8월 통계를 적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① 6~8월이 맞느냐, 7~9월이 맞느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특정지역이 조정대상지역(이하 조정지역)으로 지정되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최근 3개월간 주택 가격 상승률이 해당 지역 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해야 하고, 투기과열지구(투기지구)는 1.5배를 초과해야 한다.

그렇다면 ‘최근 3개월’의 기준은 무엇일까. 주택법 시행령 제72조의3는 조정지역으로 지정한 날이 속하는 달의 전달부터 소급해 3개월을 의미한다고 돼 있다. 따라서 10월 15일에 규제지역을 지정했으니 7~9월 주택 가격과 물가 통계를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국토부는 9월 통계를 확인할 수 없어 6~8월 수치를 썼다고 밝혔다. 규제지역 지정은 국토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주택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에서 최종 결정하는 데 주정심이 10월 14일 열렸다. 당시 9월 물가통계는 나왔지만, 주택통계는 15일 공표로 예정돼 있어 나오지 않았다.

주택법 시행령 제72조 2의 2항에 따르면 규제지역 충족 여부를 판단할 때 최근 3개월간의 통계가 없는 경우엔 가장 가까운 월의 통계를 사용하게 돼 있어 문제가 없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통계법 제27조의 2항을 적용해 미리 통계를 받아볼 수 있지 않았느냐”며 “정부가 주택 통계를 전날(14일) 받아보기 위해 (한국부동산원에) 요청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해당 법에 따르면 관계기관이 업무수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경우엔 통계작성기관이 통계 공표 전에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2022년 감사원의 (주택 가격) 통계 조작 의혹 감사와 관련 법적 판결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표되지 않은 통계를 먼저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② 9월 통계 하루만 기다리면 나오는데…왜 서둘렀나

주택 통계가 매달 15일에 공표되는 것은 이미 예정됐던 일이기 때문에 정부가 대책 발표일을 하루만 더 미뤄뒀다면 ‘7~9월’ 통계를 적용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를 굳이 하지 않고 6~8월 통계를 적용한 것은 정부가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국토부는 10·15대책을 통해 6~8월 통계를 적용, 서울 25개 자치구와 과천 등 총 12개 지역을 조정지역·투기과열로 지정했는데 7~9월 통계를 적용하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일부는 필수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서울 중랑·강북·도봉·금천구, 경기 의왕시, 수원시 장안·팔달구는 투기지구뿐 아니라 조정지역의 필수요건도 갖추지 못한다.

이러한 조치로 규제 수용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주택·물가 통계가 매달 달라지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규제지역 유지 또는 해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③ 9월 통계 못 봤다면서…화성·군포는 왜 제외?

국토부가 6~8월 통계를 반영해 규제지역을 선정한 것이라고 해도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6~8월 통계를 기준으로 하면 경기 화성시와 군포시는 조정지역 필수요건을 갖추게 된다. 특히 화성시는 주택 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1.5배 초과해 투기지구 필수요건에도 해당한다.

국토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화성, 군포가 규제지역에서 제외된 이유에 대해 “최근 주택 가격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보이는 등 다른 지표들을 종합 고려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화성, 군포는 8월까지만 해도 주택가격 전월 대비 상승률이 상승세를 유지했다. 9월에서야 각각 0.17%, 0.05% 하락해 각각 7개월,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게 된다.

규제지역 여부를 판단할 때는 9월 통계가 나오지 않아 6~8월 통계를 적용했다고 하지만, 화성·군포가 규제지역 대상에서 빠진 것은 9월 주택 가격 하락 전환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해당 지역이 내림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화성은 8월 마지막 주부터 10월 셋째 주까지 내리 하락했지만, 군포는 9월 넷째 주 상승 전환해 규제지역 지정이 이뤄졌던 10월 셋째 주까지 상승세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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