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반도체 자립을 넘어 글로벌 허브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허브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와중에 중국 역시 정부가 직접 반도체 연구개발(R&D) 기지, 핵심 생산시설 등을 유치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와중에 한국만 각종 규제 탓에 글로벌 쩐의 전쟁에서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가오둥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날 베이징에서 막을 내린 ‘IC 차이나 2025’ 전시회에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에 R&D 및 제조 센터를 설립해 달라. 칩 설계, 제조, 패키징, 재료·장비 등의 협력에 적극 나서겠다”며 인센티브 강화를 시사했다. 미국에 맞서 반도체 허브가 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 외에 미국, 영국, 일본, 이스라엘 등에서 600개 넘는 기업들이 참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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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IMARC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시장은 오는 2033년 4299억달러(약 63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3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8.9%다. 중국 메모리 강자인 창신메모리(CXMT)는 이번 행사 때 최첨단 DDR5 D램, LPDDR5X D램 실물을 처음 공개했다. CXMT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가장 직접적인 위협 대상으로 꼽는 곳이다. 업계 한 고위인사는 “엔비디아, AMD 등의 최고위 임원들은 아시아 투어 때 반드시 중국 정부 측과 회동하려 한다”며 “그만큼 중국 정부의 ‘쩐의 전쟁’ 위력이 크다”고 했다. 지난해 출범한 중국 정부 ‘빅펀드 3기’ 규모는 470억달러에 이른다.
중국뿐만 아니다. △미국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약 450조원) △대만 TSMC의 미국 공장 건설(약 223조원) △인텔의 유럽 투자(약 112조원) △일본 라피더스의 반도체 투자(약 45조원) 등도 정부가 뒷배 역할을 했다.
문제는 이같은 천문학적인 반도체 선제 투자 트렌드를 한국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산분리 등 각종 규제에 막혀 수백조원 단위의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없는 탓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년 안에 중국이 최첨단 D램을 쏟아내면 메모리 시장 판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K메모리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