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차기회장 윤곽‥'김정태' 이름 포함됐다(종합)

장순원 기자I 2021.02.15 19:18:04

하나금융 회추위 미팅‥차기 회장 선임 본격화
주요 회장 후보들 줄줄이 법률리스크 부담
대안 부재 속 조직안정 필요..회장 연임 급부상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하나금융그룹을 이끌 차기 회장(CEO) 선임 레이스가 윤곽을 드러냈다. 김정태 현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됐다. 1년 연임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이날 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개최해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회추위는 윤성복 이사회 의장(한국공인회계사회 심의위원장), 박원구 서울대 특임교수,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 백태승 연세대 교수, 김홍진 전 금융정보분석원 기획행정실장, 양동훈 동국대 교수, 허윤 서강대 교수, 이정원 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 등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사진=연합뉴스)
이날 회추위는 4명의 후보자군(숏리스트)를 추려 발표했다. 내부 후보로는 김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이 이름을 올렸고, 외부 후보로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포함됐다.

회추위는 지난달부터 14명(내부 9명, 외부 5명)의 후보군(롱리스트)을 정해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했고, 이날 4명의 최종 후보군을 확정한 것이다.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에 포함된 후보들에 대해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회추위는 주주총회 2주 전 새 회장을 확정해야 한다. 따라서 이르면 2월 내, 늦어도 3월 초까지 차기 회장의 인사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윤성복 하나금융지주 회추위 위원장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최종 후보군을 확정했다”면서 “하나금융그룹의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한 후보들”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숏리스트’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차기 회장 후보로 매우 유력해졌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다만,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도록 돼 있다. 올해 만 69세인 김 회장이 추가 연임을 하더라도 내년 주총까지 약 1년의 임기만 더 연장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함 부회장이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지목된 게 사실이다. 통합 KEB하나은행 은행장 출신으로 재임기간 동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률리스크가 변수로 부상했다.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 함 부회장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 경고’를 받았다. 문책경고는 연임이 제한되는 중징계다.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데 이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채용비리 재판이 3월 말로 미뤄졌고 DLF 중징계 관련 행정소송은 4월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

다른 후보군도 법적인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 이진국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는 최근 주식 선행매매 혐의로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고,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제재가 남아 있다. 이밖에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은 작년 1월 DLF 사태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에 해당하는 ‘3개월 직무정지’를 받았다.

주요 회장 후보가 줄줄이 발목이 잡히면서 김 회장 연임 가능성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라는 기류가 형성됐다. 김 회장이 단기적으로 연임하는 게 유력 후보군의 법률적인 리스크를 해소할 시간을 벌고 코로나19 비상 상황에 따른 조직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카드라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도 연임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큰 것으로 안다”면서도 “하나금융 차기 회장 유력 후보의 운신폭이 제한된 상황에서 김 회장이 1년 더 연임해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는 쪽으로 내부 기류가 흐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과 껄끄러운 관계가 부담이다. 앞서 김 회장은 2018년 연임할 당시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었다. 금감원은 회추위에 현직 회장이 참여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차기 회장 후보 선임 일정을 연기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회추위는 일정을 그대로 진행해 김 회장을 최종후보로 결정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1년 동안 주요 후보의 법률 리스크를 털어낼 수 있는가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이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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