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자사주 추가 매입에 따른 재무적 부담과 최대주주인 SK스퀘어(402340)의 낮은 지분율에 따른 경영간섭 부담 등으로 미국 시장에서 충분한 거래 규모가 확보될 지 여부는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SK하닉 “다양한 방안 검토 중”…당장 설비투자 재무부담만 연 30조원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장 초반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에 “자기주식을 활용한 미국 증시 상장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부연했다.
SK하이닉스가 자사주를 기반으로 미국예탁증권(ADR)을 발행하는 방안은 꾸준히 시장에서 거론돼왔다. 지난달 메리츠증권이 내놓은 ‘재평가 여정’이라는 보고서에서 처음 거론된 이후, SK하이닉스가 공시를 통해 미국 증시 상장 검토를 공식화하면서 추진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실제 추진 가능성에 대해 회사 측은 “스터디를 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보유 비율은 2.4%에 불과하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ADR 발행을 위해 원주를 확보하는 것이 주요 제약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추가로 자사주를 매입해 ADR을 발행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꼽는다.
SK하이닉스가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현재 시가총액(약 430조원) 기준 5~10% 수준의 자사주 매입에만 21조~43조원의 자금이 소요된다. SK하이닉스의 2025년 예상 현금성 자산은 약 22조원에 달하지만, 연간 설비투자 규모가 연간 30조원에 달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는 부담이 있다는 지적이다.
대만의 TSMC는 최대주주 필립스가 보유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각(1997년, 2007년), ADR의 주요 재료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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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R 발행이 현실화될 경우 기대효과는 명확하다. 나스닥 및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추종 펀드들의 수급 유입과 함께 롱숏 전략 자금 유입이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다. 특히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김선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배당 강화, 자사주 소각 등 획일적 밸류업 정책에서 벗어나, SK하이닉스 같은 성장주는 보유 자산을 활용하는 관점에서 자사주를 운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진혁 신한증권 선임연구원도 “ADR 상장 소식과 금산분리 규제완화에 대한 수혜가 기대된다”며 “대규모 반도체 투자금 자금조달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영상 리스크도 존재한다. 최대주주인 SK스퀘어의 지분율이 20.1%에 불과해 자사주의 의결권이 부활할 경우 외국계 펀드의 경영참여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여당이 자사주 소각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주 처분을 둘러싼 논쟁도 부담이다. 자사주 소각 대신 미국 상장이라는 우회로를 선택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거버넌스포럼 한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에 비해 자사주를 활용하는 방식은 의결권이 부활함에 따라 신주를 발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도 “다만 미국 상장사 규제를 적용받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정규장에서 전일 대비 2만1000원(3.71%) 오른 5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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