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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23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 공무상기밀누설, 허위공문서작성, 특가법상 국고손실 등 혐의로 임 전 차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을 연이어 지내며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각종 사법농단 행위를 실무차원에서 총괄했다고 보고 있다. 사법농단 사태의 시발점이 된 판사 블랙리스트(법관 사찰) 사건에서 하창우 전 대한변협회장 사찰, 박근혜 청와대와 깊이 연관된 다수의 재판개입 의혹,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이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을 지난 15일과 16일, 18일, 20일 등 4번에 걸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뒤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은 본인의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담긴 문건들과 관련, 일선 판사에게 보고받거나 작성을 지시했다고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주요 혐의에 대해선 “기억이 안 난다”거나 “죄가 되지 않는다”고 진술하며 대부분 부인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신병확보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3번의 법원 자체조사에서도 사법농단 사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됐다며 ‘핵심적인 중간 책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검찰이 임 전 차장 구속에 성공하면 윗선인 차한성·박병대·고영한 등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검찰의 최종 타깃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 임 전 차장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박병대·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을 공범으로 적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법원이 임 전 차장 영장을 발부해줄 지는 미지수다. 법원은 이 사건 수사에 대해 증거물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 영장도 대거 기각해 ‘방탄 판사단’이란 비아냥을 받고 있다.
검찰은 사건 수사 3개월 만인 지난 9월 대법원 재판자료를 무단 반출하고 이후 대거 인멸한 혐의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