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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만 보는 아날로그 케이블TV 연내 종료 추진..어찌될까

김현아 기자I 2017.02.28 20:11:3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가 연내 아날로그 케이블TV 방송 서비스 종료를 추진한다.

2918만명에 달하는 유료방송(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가입자 중 현재 아날로그 케이블TV 수신 가구는 360만명 정도(케이블TV가입자의 26% 정도)로 추산된다.

귀찮아서 그냥 아날로그를 보는 사람도 있고, 양방향 셋톱박스를 두고 리모컨으로 TV를 조작하는 게 어려운 노년층도 있다.

일명 ‘배불뚝이TV(곡면TV)’를 수십년 째 보면서 만족하는 사람, 방송신호가 전세대로 확산되는 특성에 따라 케이블TV에 가입하지 않고 세컨드TV로 아날로그 케이블을 보는 사람, 저소득층이어서 요금이 수천원에서 1만원 이상으로 올라가는 디지털케이블TV로 가지 못하는 사람, 공시청 시설관리서비스에만 가입한 공동주택 등 이유는 다양하다.

▲1980년 ‘배불뚝이’ 이코노 칼라 TV(출처: 삼성전자 블로그)
하지만 영원히 아날로그 케이블 방송 송출을 지속할 순 없다.

아날로그 방송 송출로 인해 주파수가 부족해진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차세대 방송 서비스를 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1019만명에 달하는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의 후생이 360만명 때문에 줄어드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영국 ,이탈리아, 일본, 호주 등은 지상파 디지털 전환에 이어 유료방송 아날로그 종료를 완료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느 한 날 한 시에 아날로그 송출을 중단할 수는 없다.

또 차상위 계층 등 저소득층의 경우 아날로그 종료시 가격이 수천원 수준에서 1만원 이상으로 인상된다면 시청자로서의 권리를 침해받을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는 아날로그 서비스의 안정적인 종료를 위해 ▲아날로그 방송 서비스 종료 시 승인 제도화(미전환 가입자 보호조치 등) ▲올해 2분기 아날로그 종료 시범사업 추진 ▲ 3분기 아날로그 종료 시범사업 평가 및 연내 종료 추진 ▲셋톱박스 없이도 디지털 방송을 보는 기술 방식(8VSB)활성화 ▲지상파 직접수신 환경 조성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형 상품 및 최소채널을 포함한 저가의 스키니 번들(인기 있는 적은 수의 채널) 상품 출시 유도 등을 하기로 했다.

이를테면 아날로그 종료와 관계없이 8VSB, TV안에 디지털방송 수신기를 내장한 쾀(QAM) 등 모든 상품군에 있어,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할인(30~40%) 혜택을 지속적으로 운영한다는 의미다.

현재 8VSB는 가격이 아날로그 상품과 동일한 수준으로 월 4천원부터 시작되고, 쾀은 최소 월 1만2천원부터 시작된다.

손지윤 미래부 뉴미디어과장은 “정부는 케이블TV의 아날로그 종료를 추진하면서 기초생활보장대상, 차상위계층, 국가유공자 등에 해당되는 경우 복지형 상품 가입이나 복지할인 중에 선택가능토록 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단이 경우 현재 약관상 결합할인 등과 중복할인이 불가능한데 올해 하반기에 사업자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상혁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국장도 “정부의 아날로그 종료 지원은 사업자가 아니라 시청자 보호에 맞춰져 있다”면서 “사업자들로서도 아날로그를 종료하고 8VSB로 전환시킨다고 해서 몰염치하게 가격을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생활보장대상, 차상위계층, 국가유공자 등의 경우 복지형 상품이나 복지할인 중 선택 가능하다
(출처: 미래부)


▲아파트 공시청 안테나(출처: KBS 방송기술 공식 블로그) 케이블 단자만 연결하면 지상파를 볼 수 있다.
한편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디지털 전환에 더욱 박차를 기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저소득층을 위한 디지털 상품인 8VSB는 지상파 재송신 대가 분쟁에서 예외가 되도록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박사는 “아날로그 방송 중단과 디지털 전환에 있어 케이블의 의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디지털 전환을 위해 필요한 컨버터는 3만원에서 7만원까지 하는데 340만 다 붙여도 1000억에서 2400억정도 든다”면서 “이를 다 깔아서 아날로그 주파수를 비웠을 때 혁신했을 때 편익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이 정도는 최근 CJ E&M이 방송제작에 연간 4500억 투자 한다고 한 것과 비교했을 때 가능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한상혁 국장은 “케이블 회사들이 아날로그를 8VSB로 전환했을 때 돈을 더 받지 않았다”면서 “그런데도 8VSB도 지상파 방송사들은 재송신 대가협상 때 넣어서 하자는데 이 부분은 정부에서 선언적이나마 입장 표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28일 오후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 회견장에서 아날로그 케이블TV 종료 지원을 포함한 ‘유료방송 발전방안 후속조치 추진을 위한 공청회’ 를 개최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지윤 미래창조과학부 뉴미디어정책과장, 이종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박사, 최용준 전북대학교 교수, 송종현 선문대학교 교수, 신홍균 국민대학교 교수, 도준호 숙명여자대학교 교수(좌장),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이창훈 MBC 매체전략국 부장, 한상혁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미디어국장, 고흥석 한국IPTV방송협회 정책협력부장이다. 미래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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