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기관 경력이 있는 경우는 있었지만 외국계 투자은행(IB)에서 주로 활동한 사례는 처음이다. 현재 금통위가 50대 남성 경제학자 위주로 구성된 까닭에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감안한 인선으로 보인다.
전국은행연합회는 2일 임지원 JP모건 수석본부장을 한은 금통위원으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달 12일 임기가 만료하는 함준호 금통위원 후임이다.
임지원 후보는 JP모건에서 1999년부터 20년 가까이 한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다.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김광두 부의장이 주도하는 새 정부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이기도 하다.
은행연합회는 “국내 은행업계와 금융시장 전반에 이해도가 높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금융시장 목소리를 잘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추천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외국계 IB 출신 금통위원을 두고 금융시장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이해나 네트워크가 우수하다는 점에서 호평이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해상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금통위원은 한국경제 방향을 정하는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으며 그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금통위원은 한국 국적이어야 하고 재산공개도 매년 실시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공직자로서 자세와 사명감이 강하게 요구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미국 뉴욕 연방준비제도 총재 인선 때도 다양성이 관심을 끌었다”며 “금통위원도 전문성이 먼저고, 그러고 나서 다양성도 동시에 갖춘 사람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7명으로 구성되는 금통위는 한은 총재가 의장직을 겸임하며 한은 부총재가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나머지 5명의 위원은 기획재정부 장관, 한은 총재,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은행연합회 회장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며 임기는 4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