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 대법관후보 "인권법연구회, 일반 연구모임…사조직 아냐"

한광범 기자I 2018.07.25 16:36:08

보수성형 평가 후보자…野 "인권법 편향적" 공격에 '방어막'
양승태 수사 여부 관련 "피의자 되면 수사 응하는 건 마땅"
여야, 모두 긍정평가…"재판받고 싶을 정도"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이동원(55·사법연수원 17기) 대법관 후보자가 보수야당이 ‘진보성향’이라 문제 삼는 법원 내 최대 연구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에 대해 사조직으로 볼 수 없는 연구모임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대법관 후보자 3인 중 가장 보수적 인사로 평가받는 이 후보자에 대해선 여야를 가리지 않고 호평이 이어졌다.

이 후보자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인권법연구회에 대해 “판사들 사이에선 일반적인 법리연구회 커뮤니티로 인식된다”며 “사조직으로 보기 어려운 자율적 연구모임”이라고 설명했다. 법원 내 도산법 분야 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보수야당이 ‘편향성’을 주장하는 우리법연구회나 인권법연구회에 가입한 적이 없다.

이동원 대법관 후보자. (사진=신태현 기자)
그는 대법원이 연간 1000만원 정도의 지원금을 인권법연구회에 지원한 것과 관련해서도 “대법원에 정식으로 전문분야연구회로 등록된 경우 세미나 등 활동내역에 따라 예산이 배정된다”며 “특정한 단체만 지원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행정처 해체까지 고려해야…행정권은 대법원장이”

이 후보자는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전 대법원장이나 대법관들이 검찰 수사를 받아야 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형사고소 사건에서 피의자가 되면 그 절차에 따라 수사기관의 수사에 응하는 건 마땅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진상규명을 해야 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잘못된 부분은 환부를 도려내고 새 출발하는 조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철저하게 사법행정권이 어떻게 남용됐는지 진상을 밝히고 문제가 있는 부분은 대응방안을 강구해 의사결정기구와 집행기구를 분리하고 법관으로 돼 있는 여러 보직에 외부나 법원 직원들을 임명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며 “법원행정처 해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대법원장이 사법행정에서 손을 떼야한다’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선 “사법행정권을 대법정원장에게서 뺏는건 삼권분립에 맞지 않는다”고 반대했다.

이동원 대법관 후보자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이 후보자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직 시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이후 소속 의원들의 의원직이 상실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해 “스스로 자랑스러운 판결로 소개할 만큼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과거 통진당 관계자들이 이 후보자 지명 이후 해당 판결에 대한 ‘재판 거래’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아니다”며 “한점 부끄럽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성소수자·낙태죄에선 보수적 입장…종교인 과세는 찬성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이 후보자는 사회적으로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성소수자 문제나 낙태죄 폐지에 대해선 보수적인 색채를 드러냈다.

그는 “여성이나 장애인과 달리 성소수자라고 해서 늘 사회적 약자인 것은 아니다”며 “성적 지향 권리는 공공복리나 질서유지 등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그 예로서 군대를 언급하며 “일반 시민사회와 달리 국방에서 군기를 흐트러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낙태죄 폐지 문제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자는 “잉태된 아이라면 사람으로 태어나 한평생으로 살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며 “법률로 예외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 한 잉태된 생명을 중간에 인위적으로 배제하는 건 간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종교인 과세에 대해선 “종교적 사명을 수행하며 급여를 받는 것을 소득으로 본다면 그에 합당한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청문위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 후보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렴하고 소신 있는 분이 후보자로 뽑혀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한번 재판받았으면 할 정도로 이 후보자를 좋아한다”고 농담을 던지며 흡족해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국가정체성을 중시하는 판결을 하고 재벌의 계열사 부당지원에 철퇴를 내렸다”며 “도덕성이나 자질면에서 대법관으로서 손색이 없는 분”이라고 칭찬했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도 “법관의 모범으로 살아오신 분을 오랜만에 뵙게 돼 아주 마음에 흡족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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