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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실장은 “한미 금리 역전은 고물가에 대응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주요한 배경”이라며 “인플레이션 대응이 늦은 연준이 정책 신뢰도를 회복하고 인플레이션 기대 고착화 방지를 위해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고 그로 인해 글로벌 달러가 강세가 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국내 여건을 반영해 미국보다 금리를 빠르게 못 올리면서 한미 금리 역전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5일 현재 한미 금리 역전폭은 1%포인트다.
미국의 빠른 금리 인상에도 고물가는 지속되고 있어 금리의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 실장은 “글로벌 고물가 상황은 공급망 병목·러시아 전쟁·중국 코로나 봉쇄 등 공급측 요인과 코로나 위기 당시 주요국의 과도한 부양책 등 수요측 요인이 혼재돼 있다”며 “이에 따라 물가 상승이 예상보다 고강도로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강한 긴축으로 환율이 급등하고 우리나라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박 실장이 올 4분기에만 연준이 금리를 1.25%포인트 또는 1.75%포인트 올릴 경우를 가정해 충격반응 분석을 한 결과 한미 금리 역전폭은 시나리오에 따라 최대 1%포인트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까지 확대된 후 점차 축소됐고 환율은 최대 20%가량 상승한 후 점차 하락했다. 또 미국 금리 인상이 이뤄진 당해 연도의 경우 연평균 성장률이 0.5%포인트 하락하고 다음 해에도 1%포인트를 넘는 수준으로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는 금리 인상 후 3분기가 지나면서 경기둔화에 최대 약 0.3%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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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경제성장을 고려하면 2005~2007년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박 실장은 “지정학적 갈등 심화 등으로 인한 세계화 후퇴, 금융기관 건전성 규제 강화로 인한 신용공급 제약 등을 감안하면 현재 글로벌 경제 여건은 경기부진을 피할 수 있었던 2000년대 중반에 비해 우호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신흥국 등 전 세계적인 고령화,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해 과거와 달리 공급 차질이 빈번하게 발생할 위험도 크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금리 수준 및 변동성이 과거보다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실장은 “최근 경제 상황은 과거 금리 역전기에 비해 대외순자산 확대 등의 측면에서 개선됐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 누적된 가계부채 등은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과거와 같은 외환위기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경제성장이 현재보다 둔화될 가능성은 다소 커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