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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은폐한 혐의 등을 받는 자회사 임직원들이 구속됐다. 검찰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분식 회계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 양모씨와 부장 이모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청구된 구속영장을 모두 발부했다. 앞서 지난 26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양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 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는 등 구속사유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양씨 등은 2017년 삼성바이오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와 지난해 11월 시작된 검찰 수사에 대비해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 약정을 비롯한 회계처리 자료를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콜옵션은 원할 때 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분식회계 정황을 입증할 자료를 고의로 삭제하거나 허위로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회사 직원의 컴퓨터 및 휴대전화 등에 담겨 있던 자료를 직접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양씨 등은 범행을 일부 시인하는 입장이지만, 지시·보고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이날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이들의 신병을 확보해 범행 전모를 확인하겠다는 검찰의 수사 계획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에피스의 회계처리 기준을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자의적으로 변경해 4조 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가 있다며 지난해 11월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원활한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옛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부풀린 것으로 의심하고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