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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쌍용차 지원 나서냐..정세균 "잘 풀어가야 하지 않겠나"

이승현 기자I 2021.02.18 17:18:46

18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서 관련 보고 받고 언급
은성수, 17일 국회서 "살리는 것이 괜찮다"고 발언
쌍용차-HAAH 25일 계약 예정..산은 매칭투자 가능성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쌍용자동차(003620)에 대한 지원에 소극적이던 정부가 최근 들어 태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쌍용차가 유동성 위기로 인해 3주째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벼랑 끝에 몰리자 그제서야 눈길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8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으로부터 쌍용차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고 “잘 풀어가야 하지 않겠냐”고 답했다. 정 총리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잘하고 있다는 언급도 했다.

정만기 회장은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 홀딩스가 오는 25일 쌍용차와 투자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며 “금융권의 지원 의사가 보다 명확해야 부품협력사들이 마음 놓고 부품을 공급해 쌍용차 평택공장의 가동 중단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정 총리에게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지난 3일부터 부품협력사의 납품 거부로 인해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정 총리가 은 위원장에 대해 언급한 것을 두고 산업은행의 지원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 회장은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지분율을 낮추는데 동의했고 이에 대해 인도 중앙은행에 허가를 요청했는데 허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며 “마힌드라가 빠진 후 쌍용차가 HAAH와 계약을 하고 여기에 산업은행이 매칭으로 투자하는 방식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 쌍용차가 추진 중인 P플랜(사전회생계획)을 위해서도 채권단 대표인 산은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은 위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쌍용차와 관련해 “고용도 있고 하니 괜찮다면 살리는 것이 괜찮다”고 말했다. 정부가 쌍용차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은 위원장의 발언에 이어 정 총리의 언급까지 이어지자 정부가 ‘쌍용차 살리기’에 돌입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자리 정부를 기치로 삼은 문재인 정부가 30만개의 일자리가 달려 있는 쌍용차를 그냥 두진 않을 것”이라며 “쌍용차가 자력으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되니 지원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쌍용차 협력 중소기업들의 자금 유동성 위기 극복을 돕기 위해 총 50억원 규모 특례보증 지원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보증사업의 경우 통상 10배수를 보증한도액으로 설정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지원 규모는 50억원에 달한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쌍용차 문제가 도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안인 만큼, 이를 핵심 해결과제로 설정해 선제적인 지원책을 펼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쌍용차는 본사와 완성차 제조공장 모두 경기도에 소재한 핵심 자동차기업 중 하나로, 1차 협력기업 중 약 30%인 71개사가 도내에 있고 2만6000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이들 기업에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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