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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요동치면서 ‘버블세븐’ 지역이 재편되고 있다. 버블세븐에 속했던 지역 중 일부는 더이상 버블세븐에 끼지 못할 정도로 집값 상승이 미미한 반면 집값 급등으로 서울 강남이 결코 부럽지 않은 곳도 있다. 버블세븐 지역은 2006년 노무현 정부가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고 지목한 7개 지역으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양천구 목동, 경기도 용인시와 분당·평촌신도시를 일컫는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올 들어 집값 상승세가 가파른 반면 용인시와 평촌신도시는 잠잠하다. 이들 두 지역 대신 서울 성동구와 광진구가 포함된 신(新) 버블세븐이 부상하고 있다. 서울지역 위주로 버블세븐이 재편되는 양상이다.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파구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3083만원을 기록해 8.2 대책으로 서울 집값 급등세가 시작되기 직전인 7월과 비교해 11.2% 올랐다. 강남구는 4237만원으로 8.4% 상승했고 목동은 2736만원을 기록해 8.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분당은 7.1% 올라 그나마 서울시 평균 상승률 5.8%를 웃돌았다. 서초구는 6.2%를 기록했다.
반면 버블세븐 지역 중 하나였던 평촌은 5.2% 오르는데 그쳤고 용인시는 상승률이 0.8%에 머물렀다.
강남 3구와 목동 등 서울 지역은 이미 과거 버블세븐 시절 기록한 고점을 넘어섰지만 분당과 용인, 평촌은 아직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한때 3.3㎡당 2000만원을 넘어섰던 분당 매매가격은 1960만원에 머물고 있고 용인과 평촌신도시의 매매가도 각각 1008만원, 1448만원으로 과거 고점까지 각각 19%, 8% 더 올라야한다.
8·2 대책 이후 강남3구에 이어 성동·광진구가 집값 상승 대열에 가세하면서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버블세븐의 새로운 편대가 갖춰지는 모습이다. 성동구와 광진구는 작년 7월과 비교해 3.3㎡당 아파트값이 각각 7.5%, 7.3% 뛰었다. 기존 버블세븐 지역 중 하나인 분당 상승률 7.1% 보다 높다.
이처럼 버블세븐 지역이 서울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다주택자를 향하면서 서울 중심에 있는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강남 3구와 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지역, 남쪽으로 범 강남 생활권인 분당까지 급등하는 상황이다. 서울 외 수도권의 경우 신도시 건설과 꾸준한 택지개발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치면서 집값 오르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서울과 경기권 집값이 엇갈리는 것은 결국 수요와 공급의 원칙 때문”이라며 “참여정부 시절에는 본격적으로 택지개발을 하기 전이라 강남에서 못산 이들이 용인, 분당으로 몰려갔지만 지금은 충분히 수요 이상으로 공급이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