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에서 자차로 서울 광화문까지 출퇴근하는 김모(42 가명)씨는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감수하고도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날이 늘었다고 토로했다. 하반기 들어 휘발유 가격이 치솟으며 한 달 사용하는 주유비가 훌쩍 늘어난 탓이다.
조금씩 오름세를 나타냈던 농산물 가격이 잦은 가을비에 크게 뛰고 고환율 장기화에 석유 가격까지 급등하며 서민의 생활고가 깊어지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온 소비자물가가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고물가마저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17.20(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2.4% 올랐다. 8월 1.7%였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9월 2.1%로 올라선 뒤 10월 2.4%를 찍고 두 달 연속 2% 중반대를 기록 중이다.
환율에 민감한 석유류가 국제유가 하락에도 고환율 영향으로 전년 대비 5.9% 급등하며 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농축수산물 가격도 물가를 끌어올렸다. 수급 불균형에 쌀값은 오름세를 이어가며 전년 대비 18.6% 상승했고 가을철 잦은 비의 영향에 귤(26.5%), 사과(21.0%) 등 과일류 가격도 뛰었다.
1500원 문턱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가공식품과 외식물가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안정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 전·월세 가격이 오르고 있는 점도 물가에는 부담이다. 정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0%를 웃도는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환율이 1300원대 혹은 14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지지 않는다면 2%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설탕·커피를 비롯한 식품·사료원료 22종과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에 대한 할당관세를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하는 등 물가안정에 총력을 기울인단 방침이다. 다만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일시적인 물가대책이 아닌 환율대책이 힘을 발휘해야 물가가 잡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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