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1위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설립 7년 만에 다시 매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빗썸(법인명 빗썸코리아)은 3년 전에도 매각 소문이 잇따랐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시세 급등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올해 3월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시행에 따른 제도화 분위기 속에서 빗썸 대주주인 이정훈 의장 등이 보유한 지분을 다시 시장에 내놓고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후보자는 중국계인 후오비와 넥슨의 지주사인NXC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이 매각주관사 삼정KPMG를 통해 이정훈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의장 등이 보유한 지분 매각을 추진하자, 중국계 가상자산거래소 후오비와 넥슨의 지주사인 NXC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후오비 4천억 써내..김정주 NXC 대표 인수로 마음 바꿔
한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8월 선정한)매각주관사 삼정KPMG에서 넥슨을 추천했다가 후오비가 4000억원을 써서 후오비가 되는 줄 알았는데 오늘 아침에 갑자기 넥슨의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가 빗썸을 인수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꾼 것 같다는 소문이 돌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후오비는 아무래도 중국 사장이 있고 해서 그런 것 같다”며 “이정훈 회장과 개인 주주들이 빗썸 지분을 빨리 팔고 싶어해서 조만간 빗썸의 주인이 바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빗썸 측이 내놓은 지분은 65% 정도로 NXC나 후오비가 인수할 경우 빗썸의 경영권을 갖게 된다. 후오비 측이 써낸 가격은 4000억원으로 알려졌지만, 넥슨 측의 인수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5000억원 내외로 예상한다.
너무 싸다 의견에..빗썸 주주들 “가상자산 제도화 전 팔고 싶어”
이런 가격이라면 빗썸 전체 지분 가격은 6500억 원 정도 밖에 안 돼, 최근 비트코인 급등 상황이나 거래량 증가 추세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빗썸은 지난 5일 창립 7주년을 맞았는데 지난해 3분기 현재 누적 가입자 수 500만명을 돌파해 국내 거래소 중 가장 많은 회원을 확보했고, 유동성도 국내 최대 수준으로, 일일 최대 거래금액 7조6000억원(2018년 1월 16일), 월 최대 거래금액 115조원(2018년 1월)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는 “주주들 사이에서는 특금법 시행으로 제도화가 이뤄지면 경영 능력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물이 들어왔을 때 팔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김정주 대표에게 코빗 있지만..빗썸이 더 매력적
NXC는 빗썸 경쟁사인 코빗도 갖고 있어 빗썸 인수 이유에 대한 궁금증도 있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는 지난 2017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지분 65.2%를 913억원에 취득했고, 2018년에는 유럽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 지분 80%를 4억달러(약 4368억원)에 사들였고, 지난해 3월엔 인도 내 비은행 금융사 NIS인드라펀드 지분 92.23%도 1141억원에 취득했다.
국내 거래소 관계자는 “김정주 대표는 이미 코빗을 가지고 있지만 코빗은 이용자가 거의 없어 빗썸을 인수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빗썸은 매각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해 지난해 8월부터 매각 작업에 착수했고, 이후 이정훈 의장이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으며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했다가 최근들어 이 의장과 개인주주들 의 마음이 바뀌면서 매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