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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롤파크 내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개막전 1경기에서 T1이 담원에 세트 스코어 2대1로 승리했다.
◇1세트: 너구리 시즌 첫 MVP 선정 활약
가장 최근에 추가된 신규 챔피언이자 LCK 첫 등장으로 기대를 모은 ‘세트’와 ‘아펠리오스’는 T1의 ‘로치’ 김강희와 담원의 ‘뉴클리어’ 신정현이 각각 나눠 가져갔다.
개막전의 긴장감을 반영하듯 팽팽한 라인전 구도 속에서 초중반 이득을 챙긴 쪽은 T1이었다. 한발 빠른 팀원들의 합류를 통해 두 번의 전령을 모두 챙기면서 미세하게 앞서 나갔다.
T1으로 분위기가 넘어가려던 찰나 담원의 에이스 ‘너구리’ 장하권이 ‘게임 체인저’로 나섰다. T1이 전령을 미드에 풀고 용을 시도하려던 20분경 너구리의 모데카이저가 바텀에서 ‘페이커’ 이상혁의 럼블을 잡아낸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후 너구리는 ‘페이커 사냥꾼’으로 돌변, 27분 바론을 두고 열린 5대5 한타 구도에서도 2번 연속 페이커를 잡아내며 경기 균형을 맞췄다.
바론 버프를 두른 담원은 너구리를 사이드로 돌리는 운영을 통해 상대 본진까지 포탑을 차례로 밀어냈다. 36분 T1 블루 쪽 정글에서 열린 한타에서 담원이 상대 4명을 잡아내고 넥서스 직전까지 진입한 순간, 홀로 남아 있던 ‘테디’ 박진성의 미스 포춘이 트리플킬을 쓸어담으며 고군분투했다.
T1이 테디를 중심으로 다시 반격, 미드를 압박하는 구도를 짠 상황에서 ‘캐니언’ 김건부의 리신이 적진으로 뛰어들어 궁극기로 팀원에 테디를 배달했다. 테디 하나만을 믿고 있던 T1에 비수를 꽂은 플레이였다. 최후의 수문장 테디를 무너뜨린 담원은 그대로 넥서스로 진격, 개막전 첫 경기를 챙기는 데 성공했다.
◇2세트: 47분 혈전 종지부 찍은 페이커
1세트 최우수선수상(MVP)을 차지한 ‘너구리’ 장하권은 2세트에도 계속해서 보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세트를 잡은 너구리는 초반 라인전에서 ‘로치’ 김강희의 나르를 일방적으로 몰아넣는 과정에서 정글까지 홀로 상대하는 ‘슈퍼플레이’와 포탑에 맞아 허무하게 죽는 ‘배드플레이’를 반복하며 상대는 물론 팀원들까지도 긴장시켰다.
너구리의 판단 미스는 경기 중반에도 이어졌다. 25분 미드에서 담원 5명 전원이 먼저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정글 쪽에서 있던 T1 무리에 너구리가 팀원과 연계 없이 혼자 들어가 죽으면서 다 잡았던 승기를 잠시 T1에 내주게 됐다. 33분 담원이 바론을 취하는 과정에서 상대 뒷공간으로 순간이동해 합류한 판단도 선택의 근거에 의구심을 사게 했다.
36분 탑에서 열린 5대5 한타에서는 담원 팀 전체가 흔들렸다. 상대 포탑을 끼고 열린 전투에서 교전과 포탑 철거의 콜이 엇갈리면서 되레 T1에 4명이 잡혔고, 결국 팀 골드 수급과 킬 수 모두 역전을 당했다.
길고 긴 교전의 연속을 끝낸 주인공은 ‘페이커’ 이상혁이었다. 페이커의 르블랑은 43분경부터 계속해서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한 교전 상황에서 너구리의 세트를 홀로 잡아냈고, 이후 더블킬을 더하며 전장을 정리했다. 에이스를 띄운 T1은 그대로 넥서스를 무너뜨리며 47분 혈전 끝에 2세트를 승리로 마감했다.
◇3세트: T1 깜짝 ‘라인 스왑’..로치 한타 맹활약
3세트 T1은 미드라이너인 페이커가 트리스타나를 선택하고 탑 라인에 서며 경기를 시작했다. 케일을 쥐여주며 너구리에 힘을 주려던 담원의 전략을 간파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담원은 서포터를 ‘호잇’ 류호성에서 ‘베릴’ 조건희로 교체하면서 반전을 꾀했다.
9분 커즈의 도움을 받은 페이커가 너구리를 잡으며 라인 교환의 명분을 증명했다. 라인전이 끝난 이후 ‘철거대장’으로 변신한 페이커의 트리스타나는 전 라인을 휘저으며 활약했다.
경기 후반 담원에서는 1세트에 이어 다시 한 번 너구리가 위기 속 영웅으로 등장했다. 30분 너구리의 케일이 16레벨을 찍자마자 너구리를 중심으로 뭉친 담원은 T1의 순간 실수를 놓치지 않고, ‘에포트’ 이상호의 블리츠크랭크를 잡은 뒤 바론까지 취했다.
40분에는 미드에서 세트의 위엄을 확인할 수 있는 교전이 열렸다. 로치의 세트는 홀로 담원 진영에 갇혔음에도 불사신처럼 끝까지 살아남으며, 나머지 팀원들이 킬을 쓸어담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 한타 승리로 승기를 가져온 T1은 그대로 3개 라인의 미니언을 살려 상대 본진으로 들어갔고, 마지막 교전도 없이 포탑 철거를 통해 승리를 챙겼다.
※신규 챔피언 ‘세트’와 관련한 제목과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경기 내용에 혼선을 빚게 한 점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