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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이 매니저는 노년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아낸 일본의 실버센류(정형시) 모음집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포레스트북스·2024)을 기획한 출판사의 편집 매니저다. 센류(川柳)는 일본의 짧은 정형시 중 하나다. 5-7-5의 총 17개 음으로 구성되며 풍자나 익살을 담아내는 게 특징이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은 일본 사단법인 전국유료노인홈협회가 2001년부터 개최해온 실버센류 공모전 수상작 88수를 엄선해 펴낸 책으로 작년 1월 우리나라에도 출간돼 5만 권 넘게 팔렸다.
아사이 매니저는 “일본에서는 50·60대가 100세 부모를 돌보기 위해 시간과 돈을 들인다. 부유하게 나이 드는 것은 일부고 일본 고령층 대부분은 일상에서 절약하면서 살아간다”며 “실버센류는 이런 현실 속에서 아주 보통사람들의 문제를 유머와 해학으로 풀어낸다”고 설명했다.
‘늙는 슬픔’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이 실버센류의 인기 이유다. 아사이 매니저는 “은퇴 후 경제적인 불안, 요양문제 등 고령 사회의 심각한 문제도 긍정적·해학적으로 표현한다”며 “노화에 대한 역발상으로 전 세대에서 공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건망증을 주제로 한 작품은 “좋은 센류를 적으려고 종이, 펜을 찾다가 시구를 잊어버리고 말았다”라는 내용이다. 아사이 매니저는 “좋은 시구가 생각이 나서 센류를 적으려고 일어났더니 깜빡 잊어버린, 흔한데 유감스러운 내용을 재미있게 읊어서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일본 고령자 부부관계를 해학적으로 다룬 작품도 있다. “손가락 하나로 스마트폰과 나를 사용하는 아내”라는 작품인데 은퇴한 남성의 약해진 모습과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자신의 삶을 즐기는 고령 여성의 인간관계를 자조적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실버센류 인기는 숫자로도 증명된다. 실버센류 공모전은 지난해 기준 응모작 수가 1만 3000여 건, 평균 접수 나이 65.8세였다. 10세 초등학생부터 103세 초고령자까지 작품 응모에 참여했다. 아사이 매니저는 “사고방식을 바꿔서 노화를 자조적 관점으로 ‘셀프디스’를 하면서 우울한 기분이 밝아진다는 독자 반응들이 많다”며 “혼자 고민을 끌어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실버센류 책은 선물 수요도 높다”고 말했다.
이처럼 활기찬 시니어, 즉 액티브 시니어가 일본에서는 급부상하고 있다. 일이나 자원봉사, 스포츠 활동 등 어떤 것이라도 열심히 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시니어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이 매니저는 “일본에서는 지난 2023년 기준 4명 중 1명이 일하고 있다. 수입보다는 일하는 사람의 건강한 느낌을 추구하는 고령자가 많다”며 “출판사에서도 액티브 시니어를 강력한 독자층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출판 기획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고 했다.
아사이 매니저는 늙어가는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좋아하는 일을 함께 나누는 것을 ‘웰 에이징’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건강하게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고 취미나 업무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길 수 있다면 웰 에이징”이라며 “그런 활동을 같이 할 가족이나 동료가 있으면 고독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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